매각 '걸림돌' 걷어내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지분 가격도 낮출까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사진)가 매각 협상 줄다리기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지난 매각 협상에서 이 프로듀서의 경영 참여의지가 강했던 만큼 보유지분 매각가격을 낮출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과 관련한 줄다리기에서 한발 물러났다.
 
인수합병업계에서는 그동안 높은 매각 희망가,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계약 등이 매각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최근 이 총괄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 사이 계약을 종료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장애물 하나가 사라지게 됐다.
 
매각 '걸림돌' 걷어내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지분 가격도 낮출까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매각 협상 줄다리기에서 한발짝 물러난 모양새다. 지난 매각 협상에서 이 프로듀서의 경영 참여의지가 강했던 만큼 보유지분 매각가격을 낮출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21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이 총괄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여전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CJENM 등이 거론된다. 

앞서 이 총괄프로듀서는 지난해 5월부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439만여 주(18.46%)를 매각하기 위해 CJENM, 카카오엔터테인먼트테인먼트 등과 협의를 이어왔지만 계약을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해지를 앞둔 계약은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아티스트 프로듀싱의 대가로 전체 매출의 6%를 받아가는 계약이다.  

이 계약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129억 원, 2021년 240억 원을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다. 2021년 SM엔터테인먼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75억 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인세계약 해지로 내년부터 추가이익이 반영될 것인데 다만 100% 전부는 아닐 것이다”며 “2023년 별도기준 매출 추정치의 5%는 약 280억 원 수준으로 150억 원 이상은 그대로 이익으로 반영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해지되면 이 총괄프로듀서 거취와 매각 가격이 협상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SM엔터테인먼트 매각 협상에 나선 기업들은 이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에 남아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점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불안정으로 시장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총괄프로듀서가 매각 가격을 낮춰 협상에 임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동안 인수 협상에서는 시가의 약 2배인 6천억~7천억 원대에 이르는 가격이 제시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가치는 21일 종가 기준으로 볼때 약 3400억 원에 이른다. 
 
인수합병업계에서는 과거 협상테이블에 나섰던 CJENM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앞으로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의지가 강했던 만큼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CJENM 측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한 의지를 접지 않고 있다. CJENM은 지난달 24일 공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및 사업 시너지 등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미경 CJENM 부회장과 이 총괄프로듀서 사이 친분, CJ그룹의 콘텐츠 분야 투자 의지, CJENM의 업계 위상 등을 감안하면 CJENM 측의 인수를 높게 점치는 시선이 많다.

지난해 말 CJENM과의 계약이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이 총괄프로듀서가 내세운 경영참여 요구와 인수 가격 등의 조건을 CJENM 측이 받아들이지 못해 무산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CJENM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음악사업에서의 시너지를 위해서 인수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이 총괄프로듀서와 매각 협상에 들어갔는데 서로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맞지 않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당시 6천억 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사업목적에 인공지능·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관련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기획을 추가했다.

만약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게 된다면 SM엔터테인먼트의 메타버스 신사업 ‘광야’ 등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선뜻 인수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