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폐기물산업은 경제상황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그런데 폐기물산업의 매력은 단순히 경기 민감도가 낮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돋보일 수 있다. 원자재를 비롯한 물가 상승 국면에서 폐기물처리 본업과 별도로 그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들의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코엔텍과 와이엔텍은 산업폐기물 처리를 주력으로 하는 곳들이다. 각각 여수와 울산 산업단지 폐기물을 주로 처리하고 있다.
코엔텍은 폐기물 사업이 거의 100%인 반면 와이엔텍은 폐기물 사업 외에 해상운송, 골프장 사업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두 회사 모두 폐기물 처리단가 상승 추세에 따라 꾸준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폐기물사업의 진입장벽이 높아 폐기물처리 공급은 제한되는데 폐기물처리 수요는 늘고 있어 유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코엔텍과 와이엔텍의 사업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점이 스팀 판매다.
소각폐기물을 소각처리하면서 발생하는 폐열로 스팀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할 소각처리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수익이 나고 있는 셈이다.
코엔텍은 스팀을 생산해 배관을 통해 인근에 있는 SK에너지, SK피아이씨글로벌에 전량 공급한다.
코엔텍이 생산하는 스팀의 판매단가는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된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스팀 판매단가 상승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덕을 보고있다고 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스팀은 생산원가가 낮아 이익 측면에서 기여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특장점”이라며 “스팀 판매는 코엔텍 외형 및 이익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이엔텍은 코엔텍과 비교해 스팀 판매단가를 절반 정도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코엔텍이 판매단가를 LNG 가격에 연동하고 있고 수요업체에 직납하는 것과 달리 와이엔텍은 LNG 가격 상승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코엔텍이 직납을 하는 것과 달리 와이엔텍은 중간유통업자를 통해 납품하는 구조라는 점도 불리하다.
다만 와이엔텍은 소각 처리량을 늘리기 위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소각 처리량이 늘면 기존 폐기물처리 사업의 이익 규모가 확대될 뿐 아니라 스팀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증설로 스팀 생산량이 확대되면 스팀의 직납이 가능해져 판매가도 높아질 수 있다”며 “물량과 단가의 동반 상승이 가능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폐기물업체들이 경기와 무관하게 돈을 잘 버는 이유는 뭘까?
폐기물산업은 역사적으로 경기침체나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상황에서도 꾸준한 실적 흐름을 보여 왔다.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쓰레기는 일정하게 배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공급 대비 폐기물 처리 수요가 많기 때문에 처리단가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생각보다 돈을 잘 버는 배경이다.
지난해 폐기물업체 영업이익률을 보면 코엔텍 49%, 와이엔텍 29%다.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률은 10%가 못됐는데 폐기물업체 수익성이 최첨단 IT기업보다 높은 셈이다. 일반적인 제조업종 영업이익률은 5% 안팎인 곳들도 많다.
이런 폐기물산업의 매력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폐기물 업체 현황을 보면 의외로 꽤 많은 회사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폐기물 처리에는 운송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도권 업체가 부산에서 영업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보니 업체 수는 많지만 한 지역에서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폐기물산업이 자본집약적이고 정부 허가 사업이기 때문에 신규 업체가 들어오는 것이 쉽지도 않다. 반면 노동력 투입은 극히 적은 편이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처리 설비를 구축한 뒤에는 고정비가 많지 않아 돈 벌기가 쉬운 구조가 마련된다.
폐기물 처리 수요는 날로 늘어가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라 폐기물 처리업체가 가격결정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폐기물 처리단가는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낮고 수익성 좋은 폐기물업종. 단순히 쓰레기 처리하는 사업으로 평가절하하기엔 관심있게 지켜볼 이유가 많다.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