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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9-16 17: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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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세컨드 부티크’에서 중고 의류를 파는 ‘마켓인유’ 매장에 전시된 조형물.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백화점’과 ‘중고’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만났다. 현대백화점이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을 리뉴얼해 오픈한 세컨드핸드(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 얘기다.

현대백화점이 중고품 전문관을 연 것은 백화점업계에서 첫 시도다.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MZ세대의 '리(Re)커머스' 트렌드에 발맞춘 것이다.

16일 오전 방문한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세컨드 부티크’는 무척 한산했다. 적은 수의 백화점 고객들만 새롭게 꾸며진 매장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주요 고객이 20대 젊은 층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제 막 학기를 시작한 주변 대학가 옷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일 오전 풍경과 비슷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위해 진열된 제품을 한 번 더 점검하고 매장을 단장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은 분주했다.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4층 전체(806㎡)에 자리잡은 세컨드 부티크는 모두 5개의 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세컨드 부티크’에서 중고 의류를 파는 ‘마켓인유’ 매장 모습. 바지, 셔츠, 니트 등 6천여 벌의 중고 의류가 걸려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중고 의류를 파는 ‘마켓인유’와 중고 시계를 판매하는 ‘서울워치’, 중고 명품 가방을 판매하는 ‘미벤트’, 빈티지 쥬얼리와 곰돌이 인형을 판매하는 ‘리그리지’, 이태리 살롱을 콘셉트로 꾸며진 ‘에포카 떼조로’ 등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4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매장은 옷걸이에 빼곡하게 걸려 있는 6천여 벌의 중고 의류다. 

중고 의류를 판매하는 ‘마켓인유’는 미국에서 수입한 의류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뿐만 아니라 서울 성수동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중고 의류의 브랜드는 다양했다. 폴로, 킬하트, 리바이스, 챔피온 등 20~30대 젊은층에게 익숙한 브랜드뿐만 아니라 생소한 브랜드의 옷들도 많았다.  

청재킷, 청바지만 빼곡하게 걸려 있는 코너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세월이 지날수록 멋스러운 가죽재킷도 눈에 들어왔다.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세컨드 부티크’에서 중고 의류를 파는 ‘마켓인유’ 매장 모습. 청바지와 청자켓 수십여 벌이 걸려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니트류를 살펴보니 가격대는 4만~10만 원대로 다양했다. 옷 종류에 따라 저렴한 제품은 2만 원대, 비싼 제품은 10만 원이 넘기도 했다. 

마켓인유에서는 잘만 건지면 ‘득템’도 가능해보였다. 

빈티지 시계 편집숍인 ‘서울워치’에서는 까르띠에, 오메가 등 명품 브랜드 시계 200여 개가 진열됐다. 

잘 정돈된 시계들은 중고 물품이라고 보이지 않았다. 가격과 함께 생산년도가 적혀 있어 희소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가격대는 100만~700만 원 대로 무척 다양했다. 

권태영 서울워치 대표는 서울워치 본점인 강남점과 달리 20대 대학생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세컨드 부티크’에서 중고 명품 시계를 판매하는 '서울워치'에 진열된 시계들. <비즈니스포스트>

권 대표는 “강남점은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이 많아 보통 500만 원 이상의 제품을 진열하지만 신촌이라는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강남점보다는 가격대가 좀 저렴한 제품 위주로 진열했다”고 말했다. 

그는 “100만 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젊은 세대, 이른바 MZ세대들은 ‘플렉스(명품 등을 구매해 재력을 과시하는 행위)’를 많이 하고 명품에 관심이 많으며 무엇보다 중고 제품을 구매해 리셀(재판매)에 대한 관심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 입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고 명품 가방을 판매하는 ‘미벤트’ 매장에서는 3대 명품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미벤트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모두 중고품이다. 중고지만 새 제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상태는 매우 좋았다. 

미벤트 매장 매니저는 “운영하는 명품 대여 플랫폼에서 대여하던 제품을 중고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제품들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세컨드 부티크’에서 명품 가방을 판매하는 '미벤트' 매장 모습. 3대 명품,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판매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벤트는 에루샤 제품뿐만 아니라 100만 원대 미만의 제품도 상당수 판매하고 있다. 

미벤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셀린느, 펜디 등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제품들은 대부분 100만 원 안팎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70만 원 정도의 검정색 중고 셀린느 가방은 기자가 취재를 하는 사이 팔리기도 했다. 

미벤트는 셀린느, 펜디 브랜드 제품들 가운데서도 젊은 세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선호하는 패턴이 있는 제품을 여러 개 진열해뒀다. 

미벤트 매니저는 “최근 명품 가격대가 올라 웬만한 제품을 구매하려면 최소 200만 원을 줘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다”며 “에루샤를 찾는 고객들뿐만 아니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가지고 싶은 고객들을 고려해 다양한 제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리그리지'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빈티지 곰돌이 인형. 저렴한 제품은 4만 원대, 가장 비싼 제품은 10만 원을 웃돈다. <비즈니스포스트>
‘리그리지’는 중고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다른 매장들과 달리 ‘빈티지’ 제품을 판매한다. 누군가 한번도 사용한 적은 없지만 오래 전에 만들어진 ‘뉴 올드 스톡’이다. 

주 판매품은 귀걸이, 목걸이 등 쥬얼리로 제품과 함께 놓인 박스에서 해당 제품의 생산년도를 확인할 수 있다. 

뉴 올드 스톡 쥬얼리는 흔하게 구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다고 리그리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귀걸이는 만들어진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리그리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십 년된 미국 반짓고리. 이 제품의 가격은 6만 원대다. <비즈니스포스트> 


리그리지에서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빈티지 곰돌이 인형과 수십 년 된 미국 반짓고리,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희귀 모양 문진 등도 판매하고 있다. 모두 수집품 매니아들을 겨냥한 제품들이다. 

이태리 편집숍 ‘에포카 떼조로’에서는 찻잔, 접시, 액자, 유리공예품 등 현지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빈티지 수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젊은 세대에게 과연 인기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은 기자에게 에포카 떼조로 관계자는 수집품으로 찻잔과 예쁜 와인잔 등 유리공예품 등을 찾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귀띔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4조 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에는 24조 원으로 6배 가량 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 사이에서 명품과 리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고물가 등으로 중고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지양하는 친환경 소비트렌드가 퍼지고 있는 것도 중고제품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권과 트렌드에 맞춘 특화 매장을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김지효 기자
[현장] 백화점과 중고품 이색 만남, 현대백화점 MZ세대에 '세컨핸드' 손짓
▲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이태리 편집숍 ‘에포카 떼조로’ 매장 모습. 이태리 살롱 콘셉트로 찻잔과 테이블을 구성했다.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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