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산업 견제 조치가 YMTC 대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IT매체 더레지스터는 현지시각 13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를 방해하기 위해 또 다른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러한 제재는 중국에서 많은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 삼성전자, SK하이이닉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낸드플래시 장비 중국 수출 금지, YMTC 대신 삼성 SK 타격입는다

▲ 미국 IT매체 더레지스터는 현지시각 13일  미국 정부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산업 견제 조치가 YMTC 대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반도체공장.


미국 정부는 7월 말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와 KLA 등에 14나노 이하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통보하는 등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애플이 아이폰14 일부 제품에 중국 YMTC의 128단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28단 이상 낸드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도 중국 수출이 금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은 중국 내수용 아이폰 일부에 YMTC 낸드 탑재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애플과 YMTC의 거래가 결국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마이클 매콜 미국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는 “YMTC는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과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애플이 YMTC와 거래한다면 사실상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해 YMTC의 역량을 키우고 중국 공산당이 국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 향상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 YMTC는 이미 196단에 이어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까지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조치에 반도체 장비를 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레지스터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는 중국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두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 기업은 모두 미국에서 반도체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성격의 조치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최근 2년 동안 10나노 이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중국 수출이 금지됐지만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은 7나노 공정을 개발하며 첨단 공정 진입에 성공했다.

더레지스터는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아직 민감한 기술 수출을 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기술 회사들이 요청한 수출 허가증의 94%가 승인을 받은 것은 상무부가 실제로 제재를 시행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