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2-09-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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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환율효과와 외국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종목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아날로그 업종인 완성차 업체가 주목받고 전기차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최근 하락분을 메꾸고 추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 최근 하락분을 메꾸고 추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8일 현대차 주가는 20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18일 인플레이션 감축법 확정에 따라 현대차가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됐을 때와 비교해 7.53%(1만4천 원) 올랐다.
기아 주가도 8만900원을 기록했다. 8월18일 이후로 7.30%(56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90%(123.13포인트) 내렸다.
외국인투자자가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투자자는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 연속해서 국내증시에서 '팔자' 흐름을 이어갔으면서도 현대차 주식은 980억 원어치, 기아 주식은 66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투자자는 8월18일부터 9월7일까지 15거래일 연속해서 현대차 주식을 순매수 했다. 기아 주식도 8월25일부터 9월7일까지 10거래일 동안 연이어 담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환율효과를 누리고 있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수출 중심 기업은 주거래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오를 수록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다. 미국은 현대차와 기아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은 7일 장중에 1388.4원까지 오르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30일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달러화 강세를 꺾을 만한 요인이 없어 당분간 강달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완성차 업체의 고환율 수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전기차 세제 혜택에서 제외된 부정적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8월18일 확정된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라 앞으로는 북미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만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아이오닉5, 코나EV, EV6 등을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8월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나란히 꺾이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유의미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완성차 업체가 많지 않아 전기차 경쟁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회 예산처도 2023년 7500달러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전기차를 미국 연간 신차 시장의 0.1%에 불과한 약 1만1천 대로 추정하고 있다”며 “한국 전기차가 가격경쟁력 훼손을 입더라도 피해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최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요 가시성이 가장 명확하다고 판단되는 완성차 업체를 의미있는 투자 대안으로 제시한다”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봤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하고 4분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대차 및 기아에 대한 적극적 비중확대 전략은 아직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