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리 역전으로 일각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면서도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기간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대체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한국 미국 금리역전에도 외국인 주식투자금 유출 가능성 낮아”

▲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출된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은 1999년 6월에서 2001년 3월까지, 2006년 8월에서 2007년 9월까지, 2018년 3월에서 2020년 2월까지 모두 세 차례 기준금리가 역전됐다.

이들 시기에 두 나라 사이 기준금리 역전 폭은 87.5~150bp(1bp=0.01%)에 이르렀으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같은 기간 중 169억~403억 달러 순유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에는 기준금리 격차 이외에도 환율 전망,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 투자자의 투자전략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준금리 격차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흐름에 주는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채권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의 공공자금의 투자비중이 높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큰 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면서 국내 주식에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점도 유출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속도 가속 및 긴축 강도 확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확대, 중국의 경기부진 심화 등과 같은 위험 요인이 가세해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된다면 신흥국과 국내에서 자금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