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러시아발 천연가스 공급 불안에 따라 에너지사업에서 이익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서 가스전에 더해 올해 호주 에너지회사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했는데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등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사업 키운 포스코인터내셔널, 러시아 자원 무기화에 수익 급증 기대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에너지사업 확대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전경.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TTF 선물 10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MWh(메가와트시)당 33% 상승한 284유로(약 38만7천 원)까지 치솟았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2배 넘게 올랐는데 공급 불안에 다시 시세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BBC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을 보면 러시아 정부는 현지시각 5일 서방국가가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 등 경제 제재를 풀 때까지 유럽으로 가는 최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의 기술적 정비 등을 사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일시 폐쇄했다가 아예 전면 차단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항해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게다가 겨울이 다가올수록 난방 수요가 늘어나면서 에너지 가격 전반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 모임(OPEC+)이 5일 정례회의를 열고 10월부터 원유를 하루 10만 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유에서도 수급 불균형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OPEC+는 9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 늘리기로 했으나 10월 이후 감산 결정을 통해 원유 생산량은 8월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더욱이 앞으로 원유 공급이 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OPEC+는 향후 원유 시장 상황에 따라 원유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이는 원유 시장 내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돼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와 원유시장 공급 감소는 천연가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사업 키운 포스코인터내셔널, 러시아 자원 무기화에 수익 급증 기대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 모습.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가격은 판매시점의 국제유가(50%), 미국 소비자 및 생산자물가지수(40%) 등과 연동해 결정된다. 이때 유가는 직전 12개월 가격의 평균값을 반영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얀마 가스전 판매 가격은 직전 12개월 이동평균 유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 추세에 후행해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분기 실적에서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가스전 판매가격이 올라간 덕을 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2년 2분기 미얀마 가스전에서 영업이익 1109억 원을 거뒀다. 2021년 2분기보다 194.16% 늘었다. 직전분기인 올해 1분기와 비교해서도 110%나 증가했다.

1년 전보다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량은 4.4% 감소했는데 2분기 영업이익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판매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얀마 가스 판매가격이 올해 4분기까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분기 판매단가도 2분기보다 6.9%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호주 세넥스에너지 인수 뒤 천연가스 생산량을 더욱 늘려 가격 인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3월 말 호주 세넥스에너지 지분 50.1%를 인수해 약 8020억 세제곱피트(ft³)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세넥스에너지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22만 톤에서 120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세넥스에너지의 가스는 주로 한국과 호주 내수용으로 판매된다. 글로벌 거대 수요처와 장기공급 계약이 아닌 만큼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에 연동돼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세넥스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호주 가스업체들은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자 수출 물량을 돌리면서 정작 호주 내수 가스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도 8월 보고서를 통해 “호주 가스업체들이 국제 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시장에 공급할 물량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선 14척 분량의 가스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