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2-09-05 16: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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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한 번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긴축 기조와 중국 위안화 약세에 밀려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5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한 번 연고점을 경신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 <연합뉴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8원 높은 1371.4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8%(6.5원) 낮은 1356.5원에 출발한 뒤 장중 상승폭을 꾸준히 키워갔다.
장 마감 기준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후 13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중 1375.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환율은 8월31일부터 4거래일 연속해서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치솟는 환율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환율은 이 뒤에도 상승세를 그렸다.
추 부총리는 “특히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봤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정책과 달러화 강세에 따라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점이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원화의 가치도 함께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스웨덴 스칸디나비스카 엔스킬다 은행(SEB)의 페르 함마르룬드 수석 신흥시장 전략가는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할수록 다른 신흥국 시장은 자국 통화에 대한 하향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며 “그 영향은 중국과 직접 수출 경쟁을 하는 국가들이 가장 많이 느낄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10선을 넘어서며 달러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10을 넘어선 것은 2002년 6월19일 이후 20년 3개월 만이다.
달러화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월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긴축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갈 것이라고 언급한 뒤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