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배터리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내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고 있다.

다만 미국과 우방국에 생산되는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인플레이션 완화법(감축법)에 따라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LG엔솔 미국 생산능력 3배로 키운다, '인플레법'에 공급망 다변화는 과제

▲ 3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 착공시점, 투자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완화법(IRA)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재검토에 들어갔던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의 착공시기와 투자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조7천억 원을 투자해 연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독자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올해 2분기 착공,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그 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재검토를 통해 투자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을 글로벌 제1의 생산거점으로 꼽고 애리조나주를 포함해 공격적으로 미국 내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확정지었거나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특허 침해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한 뒤 미국에 생산능력 확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중장기 성장전략을 살펴보면 미국(45%)을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로 삼겠다는 의지가 확인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4월부터 1년 6개월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미국 테네시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2공장(35GWh),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45GWh), 미국 미시간주 GM과 합작3공장(50GWh) 건설계획을 확정했다.

29일에는 혼다와 미국에 40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시장 공략 전략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2025년 미국에서 매년 최소 24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월 이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거나 계획을 세었던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간 80GWh 안팎이었다. 1년 반 사이 목표 생산능력이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완화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발맞춘 공급망 다변화 과제는 부담요인으로 남아 있다. 특히 리튬, 흑연 등 배터리 원재료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해외언론과 증권사들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한국 배터리기업이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른 지원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 우방국 원재료를 써야 한다는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라 원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리튬, 흑연 등 배터리 핵심 원료의 중국산 의존도가 7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사업 성장을 위해 다양한 문제들을 극복해온 만큼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른 장벽을 어떻게 넘을 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분사 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특허 침해소송, 배터리 화재에 따른 리콜, 자동차업계의 배터리 내재화 이슈 등 사업위험에 직면했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특허 침해소송은 합의로, 배터리 화재에 따른 리콜 사태는 GM과 협력관계 공고화, 자동차업계의 배터리 내재화 이슈는 자동차기업들과 적극적 합작협력 등을 통해 극복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1월27일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화려하게 증권시장에 데뷔하기도 했다.

이미 배터리 원료 수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던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인플레이션 완화법을 계기로 이런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6월 미국 컴파스미네랄과 업무협약을 맺고 2025년부터 7년 동안 탄산리튬·수산화리튬을, 1월에는 독일 벌칸에너지와 계약을 맺어 2025년부터 5년 동안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게 된다.

지난해에도 북미 최대 배터리재활용기업인 라이-사이클에 지분확보, 호주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장기 구매계약, 호주 제련기업 QPM 지분확보를 통해 니켈과 코발트를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는 배터리 4대 핵심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가운데 배터리 재료비에서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포스코케미칼이 인조흑연 음극재를 개발하는 소재부품장비 협력모델사업에 성능평가 및 수요파트너로 참여해 원료 국산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안정적 배터리 원료 조달을 추진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