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투자에 발맞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일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
[비즈니스포스트] 지금도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새로 짓고 있는 4공장이 2023년 준공되면 글로벌 위탁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런 막대한 일감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장에 더 큰 투자로 답했다. 인천 송도에 새롭게 마련된 부지에 공장 4개가 추가로 들어선다. 사업비는 무려 7조 원에 이른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는 여전히 ‘열린 시장’이라는 뜻이다.
제임스 박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영업센터장 부사장은 현지시각 24일 미국 매체 바이오프로세스인터내셔널과 인터뷰에서 확장되는 생산능력을 모두 가동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매우 자신이 있다(We are very confident)”고 답했다.
박 부사장은 코로나19의 기세가 약해져 백신과 치료제를 비롯한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줄어든 뒤에도 생산능력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위탁생산 일감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대형 제약사가 중요하다”며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 20곳 가운데 13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고 이들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을 보면 아직 가동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주문이 밀려드는 중이다.
올해 10월 부분가동을 앞둔 4공장은 생산능력 25만6천 ℓ(리터)를 보유해 단일 공장 기준으로 기존 세계 최대였던 3공장을 능가한다. 공장 가동 전임에도 이미 제약사 5곳으로부터 제품 7개를 수주한 상태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누적 수주 총액은 반년 만에 약 5억 달러 늘어나 올해 상반기 기준 79억 달러를 달성했다. 매출을 보면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1조 원대에 진입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4공장이 완전 가동에 들어갈 경우 수주 규모는 더욱 확대될 공산이 크다. 4공장이 준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체 생산능력은 62만 ℓ까지 늘어난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량의 30%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을 조성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를 마련하고 7조 원을 투입해 공장 4개를 또 짓기로 했다. 제2 바이오캠퍼스는 1~4공장이 있는 제1 바이오캠퍼스보다 더 큰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출 것으로 예정됐다.
빠르게 시장 규모가 커지는 항체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 등의 위탁생산 수요 상당 부분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쏠릴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시장 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시장은 2019년 2660억 달러에서 2026년 505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투자에는 이처럼 늘어나는 위탁생산 수요에 맞출뿐 아니라 다른 경쟁업체와 생산능력 ‘초격차’를 유지해 수주 경쟁의 우위에 선다는 의미도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외에도 여러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가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는 중이다.
독일 베링거잉겔하임은 18만5천 ℓ 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에 7억 유로(약 9300억 원)를 투자해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말까지 생산능력 26만2천 ℓ를 달성한 뒤 2024년까지 43만 ℓ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글로벌 사업장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16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최근에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공장을 비롯한 후속 공장의 초기 착공을 통해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공장의 조기 수주 확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이후 상업화 예정인 글로벌 제약사들의 항체 신약에 대한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별도로 확보한 부지를 조기에 활용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