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8-24 12: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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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동통신3사가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를 놓고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통3사로서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중간요금제를 내놨지만 더 다양한 요금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해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통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 더 다양한 요금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해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에 이어 이날 LG유플러스까지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며 이통3사 모두가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사이에 중간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이를 놓고 참여연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T, LG유플러스가 고객 유치를 위해 더욱 다양한 5G 중간요금제를 내주기를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통3사의 중간요금제 출시로 24GB~31GB 선택지가 생겼지만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 사이 1GB당 가격차별 문제는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았으며 고객의 선택권은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물론 고가요금제에서 5G 중간요금제로 전환하는 가입자들이 월 8천~1만 원 가량의 요금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30~100GB 사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고가요금제를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용자들 이통3사의 중간요금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이통3사의 중간요금제를 소개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금액만 중간이고 데이터는 중간도 안된다', '중간요금제면 6만2천 원에 60GB를 줘야지', '알뜰폰으로 가야 한다' 등의 불만 어린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애초 이통3사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요구에 떠밀려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검토했던 만큼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사용량 수준에 딱 맞춘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SK텔레콤은 5일 월 5만9천 원에 2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올해 1~6월 기준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23.6GB~27.2GB) 가운데 가장 사용량이 적은 2월 평균 데이터량을 기준으로 요금제를 설정했다. 이는 고가요금제 가입자의 요금제 하향보다는 저가요금제 사용자의 요금제 상향을 노린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보다 데이터제공량은 많지만 요금은 조금 더 비싼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KT는 23일 월6만1천 원에 데이터 30GB를, LG유플러스는 24일 월6만1천 원에 데이터 3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하지만 30~100GB 사이 데이터 사용 구간의 5G요금제가 전무한 만큼 이 구간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5G 가입자는 여전히 고가요금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2022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가구당 월평균 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7%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통신비 지출은 줄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사실상 필수고정비 역할을 하고 있어 체감하는 지출 비중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통신비는 주거비, 교육비와 함께 3대 가계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소득수준이 낮은 가구일수록 통신비 비중이 훨씬 높아진다”면서 “통신사들은 금융사, 플랫폼사들과 함께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업종인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정부구성 초기에 물가안정을 위해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나마 SK텔레콤보다 뒤늦게 중간요금제를 내놓은 KT는 SK텔레콤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가장 늦게 중간요금제를 발표한 LG유플러스는 KT보다 같은 가격에 데이터 1GB를 추가 제공함으로써 제한적이나마 중간요금제에서 이통3사 사이에 경쟁요소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은 향후 통신사들이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7월29일 중간요금제 관련 브리핑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5G요금제가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다만 요금제를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통신사들과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반응과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