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성장률은 올해의 절반 전망, 블룸버그 “경기침체 우려 커져”

▲ 블룸버그는 23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의 자료를 인용해 반도체 판매 증가세가 2023년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위험 확대로 반도체 판매가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23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의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반도체 판매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과 지정학정 위험이 글로벌 경치침체에 대한 공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영리 시장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성장 전망치를 기존 16.3%에서 13.9%로 하향 조정했다.

2021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인 26.2%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반토막이 나는 셈이다.

게다가 2023년에는 반도체 판매량이 2022년보다 4.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판매량이 12% 감소한 이후 가장 약한 성장세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유럽은 우크라나-러시아 전쟁의 영행으로 반도체 판매량이 3.2% 정도 성장하는 데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5%, 북미는 4.8%, 아시아·태평양은 4.7%씩 반도체 판매량이 늘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2023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며 “소비자들은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서비스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판매는 세계 경제활동의 중요한 지표”라고 분석했따.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향후 24개월 이내에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반도체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가격 하락 요인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D램(DDR4 8Gb) 가격은 올해 7월에만 14.5% 떨어지며 3년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시간 낸드플래시 가격도 3.75%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TSMC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와 2023년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기존 계획보다 절반 정도 낮춘 3% 수준으로 재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들이 강한 비용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