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라크 비스미야 신도시사업 정상화에 나선다. 

한화건설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흡수합병을 앞두고 있는데 최 부회장은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정상화에 성공한다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화건설 이라크 신도시사업 정상화 시동, 최광호 내년 대규모 실적 기대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라크 비스미야 신도시사업 정상화에 나선다.


22일 해외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와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협상을 최근 시작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지난 10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바그다그 청사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며 “프로젝트 지연문제를 극복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추가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10만 세대의 주택을 포함해 교육시설과 병원, 경찰서,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데 총 사업비 101억 달러(11조3400억 원)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사업에 이어 2015년 사회기반시설사업까지 각각 따냈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번 신도시사업에 애정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라크전쟁이 끝나기 2년 전부터 종전 이후 전후 복구사업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당시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에게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이어 김 회장은 2015년 이라크 건설현지를 격려차 방문했고 당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과 만나 추가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광호 부회장이 2014년 한화건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은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점이 큰 보탬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회장은 한화건설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해외부문장 겸 비스마야신도시 건설본부장을 맡아 이 사업을 이끌었다. 

한화그룹은 2014년 당시 최 부회장을 부사장으로 올리며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원화하게 진행하고 있고 공정기간을 대폭 단축해 중도금 19억375만 달러(2조1천억 원)을 예정대로 수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 전쟁 등으로 2015~2017년 사업이 지연됐다. 이어 코로나19 영향으로 필수인력 700명 규모만 남기고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이제 다시 이 사업에 정상화에 다시 시동이 걸린 셈이다. 

최 부회장으로서는 올해 실적 달성 목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업 정상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매출 4조5천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 이상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10%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화건설의 2022년 전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연결기준으로 1조576억 원가량의 공사미수금 가운데 이라크 비스마야 관련 프로젝트만 8136억 원가량에 이른다.  

공사미수금은 공사를 해주고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이다. 또한 한화건설은 관련 프로젝트에 320억 원가량의 대손충당금도 쌓아뒀다. 이는 받아야 할 돈 가운데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미리 설정해 두는 것이다. 

더욱이 한화건설의 올해 전반기보고서를 보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이 1년 더 지연되면 추가적으로 225억 원가량의 손실을 더 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올해 2분기 기준 공사진행률이 44.99%다. 계약상의 공사종료일이 2027년 12월 말이지만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사가 정상화되면 8136억 원의 공사미수금을 받을 뿐 아니라 2023년부터 추가 공사진행에 따라 새로운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대손충당금 등의 재무위험도 제거된다.

한편 최 부회장은 한화-한화건설 합병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 

2023년 이후 실적은 더욱 기대된다. 내년부터 7조3천억 원 규모의 대형 복합개발사업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2023년에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2조 원), 대전역 역세권 개발(1조 원), 수서역 역세권 개발(1조2천억 원),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개발(2조1600억 원)을 순차적으로 착공한다.

여기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까지 정상화하면 최 부회장으로서는 내년 실적에서 큰 도약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한화건설과 한화의 합병은 한화건설의 성장성를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재정능력을 활용해 해외 및 친환경사업, 주택·복합개발 등의 수주기회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화와 합병으로 경쟁력과 미래 성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및 친환경사업 수주 확대와 금융비용 감소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