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성하이텍과 쏘카의 상장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2일 두 회사가 모두 상장한다.

두 회사가 기업공개(IPO) 추진 결정을 내렸을 때 시장으로부터 모두 큰 기대를 받았으나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청약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공모 흥행 엇갈린 대성하이텍과 쏘카, 코스피 입성 뒤 주가는 어떨까

▲ 대성하이텍과 쏘카가 각각 코스닥시장, 코스피시장에 22일 입성한다. 최우각 대성하이텍 공동대표이사 회장(왼쪽)과 박재욱 쏘카 대표.


대성하이텍은 기관 수요예측부터 일반 공모청약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2차전지 IPO 훈풍’을 이어갔다.

반면 한때 기업가치가 3조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쏘카는 사전 흥행 실패에 몸값을 9천억 원대로 낮춰 상장을 강행하기로 했다.

21일 증권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전망하면서도 보호예수 비중이 적어 상장직후 매도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대성하이텍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가도 좋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1995년 설립된 대성하이텍은 정밀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자체적 기술개발과 일본 노무라VTC 인수를 통해 스위스턴 자동선반, 컴팩트 머시닝센터 등 완성기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 시장 상황에 맞춰 전기차, 수소차, 방산, 정보통신기술(IT) 영역까지 정밀부품 사업을 확대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성하이텍의 25년 업력과 노무라VTC의 75년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위스턴 자동선반과 컴팩트 머시닝센터 관련 매출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기차, 수소차, 방산 등 정밀부품 사업 확대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스위스턴 자동선반장비는 첨단 무인화 자동선반장비로 전 세계에서 4개 기업이 글로벌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대성하이텍은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쏟고 있으며 의료, 임플란트, IT, 전기차,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납품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2차전지 장비 개발 및 생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호형 대성하이텍 대표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루고 있는 제품들은 완벽하지 않으면 대량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밀도가 중요하다”며 “대성하이텍은 2차전지 장비의 핵심 부품 및 방산 부품 등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25개국의 75개 기업들과 네트워킹을 맺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매출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정적 매출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주가의 좋은 흐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있다. 구주매출과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다. 

대성하이텍은 이번 공모주식 가운데 21.75%(72만2560주)를 구주매출로 내놨으며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7% 밖에 되지 않는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34.15%며 1개월 뒤 12.63%의 주식이 추가로 출회될 수 있다.

구주매출이란 기업이 상장할 때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구주)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을 의미한다. 신주발행과 달리 공모자금이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대성하이텍은 4~5일 실시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935대1을 기록했다.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1136대1을 기록해 증거금 4조2500억 원을 모았다. 대성하이텍은 2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대성하이텍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126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 순이익은 74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56.4% 늘어났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대성하이텍과 코스피시장 입성 '동기'인 쏘카는 사업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과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쏘카는 카셰어링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을 넓히고 있다. 

쏘카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카셰어링 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78.6%를 차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자회사를 통한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 ‘일레클’과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 주차장’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쏘카와 자회사 모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승관 SK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가운데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며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와 주차장 플랫폼의 성장, 신사업인 차량관제시스템(FMS) 서비스 확장으로 매출원의 다각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카셰어링 부문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개선이 확인되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쏘카의 전망을 낙관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쏘카는 적자 기업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피시장에 입성하는 것이다.

쏘카는 대성하이텍과 같은 날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사전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대1을 밑돌았으며 일반 공모쳥약에서도 14.40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우리사주 청약률도 39% 밖에 되지 않았고 모인 증거금도 1834억 원 정도였다. 

의무보유 확약 신청에서도 투자자들이 쏘카의 성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기관 투자자들 가운데 의무보유의 미확약 비율이 94.5%나 된다. 의무보유 확약을 신청한 투자자들도 15일만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는 ‘15일 확약’을 신청했다. 쏘카를 중장기적 투자 대상으로 가져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카셰어링 시장의 전망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쏘카의 대부분 매출이 카셰어링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카셰어링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5.7%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를 따져도 7.5%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쏘카 전체 매출의 98.93%는 카셰어링에서 발생했다.

쏘카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890억 원, 영업손실 210억 원, 순이익 63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보다 매출은 31.0% 늘었고 영업손실 폭은 확대됐다.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