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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숨은 '로또' 보류지 입찰에도 한파, 콧대 높은 강남도 꺾이나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08-19  10: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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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보류지' 시장에도 냉기가 퍼지고 있다.

보류지는 그동안 입찰에 성공하기만 하면 무조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굳건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보류지 몸값 낮추기'가 비수도권 지역부터 시작해 서울로도 퍼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숨은 '로또' 보류지 입찰에도 한파, 콧대 높은 강남도 꺾이나

▲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숨겨진 로또로 꼽히는 보류지시장에도 냉기가 퍼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지역의 한 아파트.


18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콧대 높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지역 보류지의 입찰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늘고 있다.

보류지는 도시정비 조합에서 누락·착오·소송 등을 대비해 분양세대 가운데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전체 세대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고 이는 조합 의무사항이다. 

조합은 일반 분양가격과 관계없이 보류지 분양을 진행할 수 있다. 이미 공사가 끝나 옵션과 동·호수 등을 바꿀 수 없어 시세보다 싸게 나온다. 이에 일반 청약과 달리 ‘아는 사람만 아는’ 로또로 통했다.

하지만 점차 상황이 바뀌고 있다. 

조합은 보류지를 매각해 조합원들이 낸 분담금의 일부라도 돌려주려 하지만 부동산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수도권의 여러 조합이 보류지 입찰 가격을 낮춰 매각에 나서고 있다.

보류지 분양은 조합에서 정한 최저가격 이상으로 입찰가를 제출하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대전 지역 조합들이 보류지 매각에 나서면서 최저입찰가를 책정했다. 

동구 가양동2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8일 ‘가양동 고운하이플러스’ 보류지 4곳의 매각 공고를 냈다. 

전용면적 53㎡의 13층 아파트는 2억5564만 원에 입찰가격이 정해졌는데 현재 같은 전용면적 아파트의 분양권은 2억9천만 원 수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보류지 물건에는 발코니 확장 옵션 등이 이미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은 수준에서 입찰가가 정해진 셈이다.

이는 대전 중구 목동3구역 재개발 조합의 사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목동3구역 재개발조합은 전용면적 59㎡에 4억8천만 원에 매각을 진행했지만 유찰됐고 이에 2천만 원을 낮춰 매각에 성공했다. 

이는 비수도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응암제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17일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보류지 매각공고를 냈다. 2층 전용면적 59㎡의 최저 입찰가격은 9억3천만 원으로 지난 4월 당시 매각공고의 10억3천만 원보다 1억 원 낮아졌다. 

이 조합은 보류지 매각 공고만 4월에 이어 5월, 7월, 8월 등 네 번을 냈다.

태릉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도 보류지 입찰가격을 내렸다. 3월부터 보류지 13곳의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에 조합은 13억 원 수준이던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입찰가격을 12억6천만 원으로 낮춰 오는 23일까지 입찰을 받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지역은 오히려 보류지 가격이 오른 곳이 있었다. 

보류지는 낙찰을 받아도 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현금으로 대금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다만 강남 일대가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2년 동안 실거주용으로 구입해야 해 갭투자가 어려운데 보류지는 갭투자를 할 수 있다. 

현금부자들이 강남 보류지 시장에 관심을 클 수밖에 없고 이에 조합에서 '배짱 장사'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서초우성1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18일 보류지 2세대에 입찰을 마감했다. 다섯 번째 매각 시도인데 전용면적 114㎡ 입찰가격을 38억 원으로 정했다. 2021년 2월 첫 공고 때 입찰가격이 32억 원이었는데 6억 원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의 보류지 입찰가격도 현재와 같은 고공행진이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추가로 올리거나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남 신축 아파트 분양권도 억 원 단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의 전용면적 59㎡의 분양권이 지난 7월에 20억3천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최고가인 21억5390만 원과 비교해 1억2천만 원이 넘게 떨어진 값이다. 

개포주공1 재건축 단지(현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전용면적 59㎡도 지난 6월에 21억1300만 원가량에 거래됐지만 현재 20억 원 초반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지역 도시정비 조합이 보류지 가격을 낮추지 않는 이유는 호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조합원의 불만도 한 몫 했을 것이다”며 “다만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된 시장에서 보류지를 매각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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