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중저가 스마트폰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대결할 수 있는 대형 전자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 주력상품의 기술개발에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고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주력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 스마트폰 1위 등극 의지 재확인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화웨이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빠르게 추격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시장지배력과 기술력이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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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CEO. |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시장 진출이 늦었지만 중국 내수시장과 유럽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며 “이르면 4년 안에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에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6.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보다 2.8% 포인트 증가했다.
화웨이는 출하량 기준으로 1분기에 8.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출하량이 64%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리처드 유는 “화웨이가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한 점은 연구개발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저가 제품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가 하드웨어 기술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의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는 것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개발사인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미국 등 선진시장으로 스마트폰사업을 확대하는 데 장점으로 꼽힌다.
화웨이는 구글이 해마다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탑재해 출시하는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 시리즈의 제조사로 2년 연속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에 맡겨왔던 넥서스 시리즈의 생산을 담당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는 가상현실 분야에서도 구글과 협업해 구글의 가상현실 플랫폼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기술경쟁력 확보 주력
화웨이가 이처럼 공격적인 목표달성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통신장비사업에서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과 대규모 연구개발비 투자로 기술력을 지속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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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화웨이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에서 4G 통신규격의 보급이 늘어나며 지난해 통신장비사업 매출에서 연간 21.4%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통신장비사업은 세계 각국의 통신사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사업으로 스마트폰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도 강력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608억3900만 달러로 삼성전자의 3분의 1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연구개발비 투자비용은 91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71%에 이른다.
화웨이의 사업분야가 삼성전자보다 현저히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 주력사업에 사실상 삼성전자보다 더 큰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이런 기술경쟁력에 힘입어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 등에서 통신분야 특허관련 소송을 제기하며 이빨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제기한 특허소송이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위협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가 최근 빠르게 성장한 데 따라 삼성전자와 맞설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는 점을 증명하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