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대만 전쟁에서 한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직시하게 됐을 것이라는 미국 의회전문지 논평이 나왔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한국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은 이유는 대만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한국 정부의 외교적 태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10일 논평을 내고 “펠로시 의장의 한국 방문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 사실 한 가지를 확실히 알려줬다”며 “미국이 대만 전쟁에서 한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힐은 대만에서 중국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생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미군이 한국이 아닌 일본이나 괌에 주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펠로시 의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부 관계자들이 예상과 달리 그를 맞이하지 않았고 휴가중인 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데 그친 것과 관련한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더힐은 윤 대통령의 이런 행동이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 정부에 현명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야당인 민주당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펠로시 의장도 미국 여당인 민주당을 대변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더힐은 펠로시 의장이 윤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관련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점을 두고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이 주요 방산 수출국가인 만큼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대만에 군사무기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중국과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대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힐은 “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일을 두려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 영향이 한국까지 확산되는 일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방식으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대만의 군사적 방어 능력을 갖추는 데 힘을 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미국과 대만을 도와 중국과 맞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더힐은 대만과 중국을 대하는 한국과 일본의 태도 차이가 결국 한일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이 언제든 대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한국 방문은 미국의 대중 전략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다만 더힐은 한국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누구도 비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힐에 해당 논평을 낸 도널드 커크는 6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기자로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의 분쟁과 관련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