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도 고환율이 지속돼 석유화학기업의 실적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에 석유화학기업들은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석유화학기업들이 고환율 지속 탓에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유화학 실적 악화는 높은 환율에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인데 기업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소재, 배터리소재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하반기에도 석유화학기업의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환율 상황에서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나프타의 수입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비용을 절감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인다. 에틸렌 등 기초유분은 나프타를 사용해 생산되며 이를 기반으로 여러 석유화학제품이 만들어진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수요 감소라는 악재가 겹쳐 에틸렌 가격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기업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는 최근 톤당 100달러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4일 에틸렌 가격은 톤당 870달러, 나프타 가격은 톤당 762달러로 집계됐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100달러를 겨우 넘긴 것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초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는데 5월 초 200달러 중반대로 떨어진 뒤 100달러 안팎까지 하향세를 거듭했다.
지난 5일까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화학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또 증권업계에서는 석유화학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 모두 지난해 석유화학사업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뒀는데 ‘역기저’ 효과로 올해 부진한 실적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화학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안정화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석유화학사업 안에서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석유화학사업 밖에서는 성장성 높은 배터리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제품 및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시작한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이 불황 속에서도 수익성 방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내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고 여기에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소재사업(첨단소재부문)에서 이익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에서 1분기 영업이익률 10.6%, 2분기 영업이익률 8.6%를 기록했는데 나쁘지 않은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배터리를 포함하는 첨단소재부문에서 영업이익 3350억 원, 영업이익률 16.6%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고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갖춰져 있어 이익 방어력이 높다”며 “양극재 등의 첨단소재 부문의 가파른 성장 역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률 20.4%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률 15.8%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 등 합성고무, 고부가합성수지 등 합성수지, 페놀유노체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성을 확보했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은 비우호적 영업환경 아래서도 다각화한 사업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단단한 영업실적을 유지했다”며 “과거와 비교해 고부가제품 비중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도 케미칼부문에서 1분기와 2분기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태양광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올해 2분기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부활에 신호탄을 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흑자전환에 발맞춰 최근 에너지플랫폼 기업 링크텍을 인수하며 에너지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이익률 1.5%에 그친 뒤 2분기에는 영업손실을 내며 화학 업황 부진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다만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아래 다양한 배터리 기초소재사업에 전방위적으로 뛰어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해 6월 미국에 배터리소재사업을 총괄할 신규 법인 설립하고 가장 먼저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양극재 기초소재인 양극박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고환율과 수요부진이 지속되며 업황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 노력 역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편집자주]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의 파도가 밀려온다. 경기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3고 현상이 쓰나미로 커져 자칫 한국경제를 휩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유가가 촉발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고환율은 증시를 휘청이게 한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3고의 파도를 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가계도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하우스푸어가 되거나 깡통 주식계좌를 떠안기 십상이다.
지나가는 세 사람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들의 상황과 대응을 살펴 3고 시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고물가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영향은, 기업 수익성 돋보기
고환율에 석유화학기업 수익성 악화,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 모색
이통3사, 고물가 속 다양한 5G 요금제 출시 압박에 실적 부담 커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