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이션이 쿠팡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쿠팡 물류센터 내부에서 상품들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의 2분기 실적발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최근 주가 상승세가 이를 증명한다. 2분기에 본격화한 인플레이션이 쿠팡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이 분기 기준으로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새로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이 인플레이션에 유리한 사업구조를 갖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쿠팡은 판매자들의 상품을 직매입한 뒤 창고에 재고로 쌓아놨다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매입사업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낸다.
1분기 기준으로 직매입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였다.
직매입사업은 본질적으로 상품의 판매 가격을 매입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매입 단가에 적정 이윤을 붙여 이익을 낸다는 얘기다.
이 구조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직매입을 했을 때 가격보다 상품을 실제로 판매할 때의 가격이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4.8%에서 5월 5.4%, 6월 6.0%로 확대됐다.
쿠팡이 상품을 매입한 뒤 평균적으로 얼마만큼의 시차를 두고 판매하는지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는 없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쿠팡에 얼마만큼의 이득을 가져다주는지 계산하기는 힘들다.
통상적으로 회전율이 빠른 제품은 직매입 시점과 실제 판매의 시점의 차이가 크지 않아 인플레이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물류센터에 재고로 확보한지 2~3달 뒤에야 판매되는 상품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쿠팡이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일정 부분 봤을 것이라는 추정에도 힘이 실린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쿠팡이 재고로 분류해놓은 자산(제품)은 모두 13억7840만 달러다. 인플레이션 효과를 3% 수준으로만 가정해도 4천만 달러, 한국 돈으로 500억 원의 매출 증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쿠팡은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측에 따르면 경쟁 상대라고 여겨지는 다른 플랫폼의 가격과 최근 60일 동안의 가격 평균 등 다양한 조건에 맞춰 가격이 자동으로 조정된다.
쿠팡은 미국 동부시각 기준으로 10일 오후 5시30분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각으로는 11일 오전 6시30분이다.
해외 증권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CNN비즈니스의 집계를 보면 해외 증권사들은 쿠팡의 2분기 매출을 평균 52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1분기에 낸 매출 51억1669만 달러를 넘어서는 신기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주당순손실(EPS)는 0.11달러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0.30달러의 주당순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쿠팡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쿠팡 주가는 올해 초 기술주 및 성장주의 하락 흐름에 따라 3월 초 9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6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9일 기준으로는 19달러대까지 회복했다.
최근 2달 동안의 쿠팡 주가 상승률은 55.8%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