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상현 CJ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 대표이사의 체질개선 노력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TV홈쇼핑에서 모바일과 이커머스 등으로 주력 유통채널을 전환하는 ‘탈TV’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의 늪을 헤쳐나오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CJENM 커머스 부문 부진 이어져, 윤상현 '탈TV' 전략 성과 언제 나오나

▲ CJ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이 '탈TV'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사진은 윤상현 CJENM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 < CJ온스타일 >


7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CJ온스타일은 올해 2분기 매출 3517억 원, 영업이익 19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34.7% 각각 줄어든 것이다.

이런 실적 부진은 상품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표는 라이프스타일, 패션, 주얼리 등의 카테고리 확보를 위해 외부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CJ온스타일의 실적과 취급고는 도리어 감소했다.

특히 상품거래금액인 취급고가 줄어든 대목이 아프다. CJ온스타일의 올해 2분기 취급고는 92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줄어들었다. 커머스기업으로서 외형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1차적으로 거리두기 전면해제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활성화된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채널별 쇼핑 거래금액은 5월과 비교해 온라인이 3.3%, 모바일이 3.4% 각각 감소했다.

오프라인 소비 활성화라는 외부 환경 변화뿐 아니라 CJ온스타일이 취하고 있는 경영 전략의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부터 ‘탈TV’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온스타일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커지는 가운데 디지털 채널의 성장세도 탄력을 받지못하고 있다"며 "기존 추정과 비교한 매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CJ온스타일은 주력 유통채널을 바꾸는 탈TV 전략을 위해 2021년부터 상품군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2021년에는 명품 플랫폼 '애트니', 건강기능식품 유통사 '엔라이즈', 커머스테크 기업 '아이딕션' 등에 17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리빙 플랫폼 운영사 ‘브런트’,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생활공작소’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윤 대표는 올해 3월 CJ온스타일에 대표이사에 부임한 뒤로 한 달에 한 번 꼴로 외부투자를 진행하는 등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4월에는 주얼리 플랫폼 운영사 ‘비주얼’, 5월에는 이커머스 마케팅 솔루션업체 ‘유니드컴즈’, 6월에는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등에 투자하는 등 디지털 채널의 상품역량 강화를 위한 카테고리 확보에 주력해왔다.

CJ온스타일은 생활공작소에서 판매량 900만 개를 달성한 핸드워시의 새로운 제품을 지난달 22일 CJ온스타일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명품 플랫폼 애트니는 실시간 연동(API)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면서 패션 카테고리 강화에 힘쓰고 있다.

브랜드 전문관 입점, 당일배송 서비스,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비주얼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CJ온스타일의 자체상품인 향수 브랜드 ‘테일러센츠’와 주방용품 브랜드 ‘오덴세’를 콜렉션비 플랫폼에 입점시켰다. 다른 플랫폼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CJ온스타일은 TV홈쇼핑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높은 송출수수료가 실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업자들이 방송사업자들에게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의에 따르면 7개 주요 홈쇼핑 업체의 취급고 대비 송출수수료의 비율은 2019년 16.3%에서 2021년 19.2%로 늘어났다. 

게다가 이커머스의 활성화 등으로 TV홈쇼핑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올해 2분기 TV홈쇼핑 취급고는 3933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 감소한 것으로 3개 분기 연속으로 취급고가 4천억 대를 밑도는 부진에 빠져 있다.  
 
윤 대표는 이런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CJ온스타일의 체질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패션,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높은 마진의 상품군을 강화하고 자체브랜드 오덴세, 라이선스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 등 단독브랜드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체질개선 노력에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CJ온스타일은 그동안 모바일이용고객(MAU)이 증가했으며 자체브랜드 취급고와 디지털 매출이 성장하는 등 올해 2분기부터 투자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성과는 TV홈쇼핑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TV홈쇼핑의 비수기라는 계절성이 반영되고 경기 불안으로 가전 가구 등의 소비 위축에서도 자유롭기 어렵겠다”고 바라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