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질환 치료제 교차처방 바이오시밀러 첫 등장, 국내 제약사 영향받나

▲ 미국 코헤루스가 개발한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가 FDA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 '루센티스'와 교차처방을 승인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가운데 처음으로 교차처방을 인정받은 제품이 나왔다.

교차처방 가능한 바이오시밀러는 그렇지 않은 동종 제품과 비교해 마케팅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시장에 뛰어든 국내 바이오기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각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코헤루스가 판권을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심멜리(CIMERLI)’를 루센티스 적응증 5개에 대해 교차처방 가능한 제품으로 승인했다.

코헤루스는 미국 식품의약국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교차처방을 승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폴 라이더 코헤루스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심멜리는 루센티스와 상호 교환 가능한(인터체인저블) 유일한 바이오시밀러다”며 “미국 안과질환 환자들에게 더 큰 접근성과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심멜리는 10월 초부터 0.3mg, 0.5mg 용량 제품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정됐다. 습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 당뇨병성 황반부종, 당뇨병성 망막증, 근시성 맥락막 신생혈관 등의 치료에 처방된다.

루센티스와 교차처방할 수 있는 심멜리는 루센티스 특허 만료를 노리는 다른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가 교차처방을 승인받으면 의사의 개입 없이 약사의 처방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루센티스는 2007년 처음 출시된 뒤 막대한 매출을 창출해왔다. 미국 판매를 맡는 로슈, 미국 외 지역 판매를 맡는 노바티스를 합쳐 2021년 글로벌 루센티스 매출은 약 4조4천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루센티스 특허는 미국에서 2020년 6월 만료됐고 유럽에서는 2022년 7월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10여 개에 이르는 기업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교차처방이 승인된 심멜리의 경우 스위스 바이오기업 바이오이큐(Bioeq)가 개발해 2019년 11월 코헤루스와 미국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기업을 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6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를 미국에 선보이며 선두에 섰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40%가량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바이우비즈와 루센티스의 교차처방을 승인받기 위한 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도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을 개발했다. 임상3상을 마친 뒤 지난해 7월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