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롯데그룹에 닥친 연이은 악재에 결국 상장일을 연기하고 희망공모가도 낮춰 잡았다.

호텔롯데가 7일 금융감독원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일을 3주 가량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정운호 게이트' 악재에 증시 상장 3주 연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종 공모가 납입기일이 6월24일에서 7월18일로 미뤘졌다. 호텔롯데는 1월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유효기간인 7월28일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호텔롯데는 공모희망가 범위도 8만5천~11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애초에 공모희망가 9만7천~12만 원을 제시했던 것에서 10% 가량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공모 예상금액도 기존에 추정됐던 4조6419억~5조7426억 원 규모에서 4조767억~5조2640억 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수정된 증권신고서는 영업일 기준으로 15일 뒤에 효력이 발생한다.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해야 호텔롯데는 투자설명서를 배부하고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수 있다.

해외투자자 모집을 위한 투자설명회(딜 로드쇼)도 미뤄졌다. 호텔롯데는 6일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런던 등 국제 금융도시를 돌며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정운호 게이트’ 후폭풍으로 일정이 취소됐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면세점 입점 로비과정에서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내용이 정정신고서에 포함됐다.

롯데그룹은 정운호 게이트로 호텔롯데 상장일정뿐 아니라 면세점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호텔롯데는 공모자금을 국내 면세사업장 확장과 해외면세점 신규오픈 등 면세점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려고 했지만 공모규모가 작아진 데다 시내면세점 추가특허 획득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추가특허 심사와 관련해 10월에 접수한 뒤 12월에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 이사장과 관련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호텔롯데는 특허심사기준 가운데 상생협력 등 항목에서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