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발해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자구안 확정이 임박해 노사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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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왼쪽)과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등 경영진 퇴진운동에 나섰다.
노조는 “사장과 회장 그리고 등기이사들은 부실경영을 이끈 장본인”이라며 “자아비판과 함께 명예퇴진을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노조를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의 자구안 마련에 반발해 파업에 나서기 위한 수순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3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을 세웠다. 파업이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으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고 파업절차에 들어간다.
삼성중공업 노조는 이보다 앞서 3일부터 희망퇴직 움직임에 반발해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 3사 노조는 연대투쟁도 시작한다. 조선 3사를 비롯해 9개 조선사 노조연합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8일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과 국회에서 릴레이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 확대간부 400~500명이 참여한다.
노조연대는 앞서 조선업종 근로자 총고용 보장 및 사회안전망 구축, 일방적 구조조정의 중단과 부실경영 책임자 처벌, 대주주 사재 환원 및 책임경영, 선박금융 확대·기술지원 정책 장려, 조선소 인위적 매각 합병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대정부 요구안을 마련했다.
조선3사 노조의 투쟁수위가 높아지는 것은 회사가 구조조정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3사는 각자 자구안을 확정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산업은행으로부터 가장 먼저 1조5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승인받았고 현대중공업도 KEB하나은행과 3조5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도 8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 규모는 5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 자구안을 합하면 10조 원을 넘는 규모다.
조선 3사 자구안에 담긴 인력감축 규모도 작지 않다. 현대중공업 3천 명, 대우조선해양 2300명, 삼성중공업 1500명 등 6천 명 이상의 인원을 줄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하청근로자들을 포함하면 수만 명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노사갈등은 올해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 노사는 여름휴가기간을 맞기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구조조정과 관련된 대립이 격화해 조기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