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신 이사장의 장남이 운영하는 회사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매출이 없는데도 수억원의 배당 및 급여를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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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
검찰의 수사가 롯데그룹의 일감몰아주기와 그룹 차원의 비리 전반을 캐는 수준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7일 검찰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2일 신 이사장의 14억원 대 배임수재 혐의와 관련한 광범위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장재영(48)씨 소유의 유니엘도 압수수색했다.
장씨는 신 이사장의 장남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자다.
유니엘은 1991년 장씨가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세운 회사인데 불과 8년 뒤인 1999년 매출 187여억원, 영업이익 37여억원의 회사로 급성장했다.
유니엘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전단과 각종 판촉물 제작을 도맡아 왔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롯데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유니엘이 급성장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는데 2006년 234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후로는 매출이 없다.
유니엘은 2007년 인쇄사업을 접고 부동산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현재는 레저사업과 부동산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실적은 없다.
검찰은 유니엘이 매출이 끊어진 2007년 이후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운영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엘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매출이 없는데도 매년 10억~20억여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임직원 5~6명에게 연간 5억~6억 원대의 급여와 3천만 원 안팎의 복리후생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가 2005년 이후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비엔에프통상의 경우 2005년부터 105억 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91%를 넘을 때도 있었다. 비엔에프통상은 면세점 컨설팅업체다.
장씨는 지병으로 컨설팅이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검찰은 신 이사장이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니엘과 비엔에프통산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서버 교체 등 조직적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사들이 시도한 증거인멸이 롯데그룹 수뇌부의 지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검찰의 수사가 롯데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서 그룹 차원의 비리 전반을 살피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시 라인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조사를 할 것”이라며 “지시관계가 대표까지 올라갔다면 그 부분도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