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NH농협은행이 상반기에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가계대출 중심으로 성장해 온 NH농협은행의 체질을 기업대출로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는데 그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기업대출로 체질 변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
1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순이익은 92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7.8% 증가했다.
NH농협은행이 반기 기준으로 9천억 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NH농협은행의 순이익 증가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상반기 원화대출금은 261조6320억 원으로 2021년 상반기보다 5.9% 늘어났다.
전체 대출 가운데 가계대출은 134조357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기업대출은 94조3810억 원으로 2021년 상반기보다 13.8% 증가했다.
전체 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상반기 33.5%에서 2022년 상반기 36%로 2.5%포인트 확대됐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26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4% 증가했다.
권 행장은 금융당국이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규제하자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고자 노력해 왔는데 이번 최대 실적은 이러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권 행장은 기업운영에 필요한 시설자금대출 마케팅을 강화해 우량 기업고객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영업점의 의견을 모아 한도와 대상, 심사기준 등 시설자금대출 취급기준과 현장 지원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권 행장은 지점마다 금리를 전략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금리 재량권을 부여해 기업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게 했다.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과 다르게 농협금융지주 산하 은행이라는 특성상 지점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해 있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권 행장은 기업들의 NH농협은행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이 많이 분포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수도권 지점 59곳을 2023년까지 71곳으로 확대한다.
권 행장은 기업에 금리와 한도를 우대하는 대출상품도 내놓았다.
ESG실천기업을 지원하는 NH친환경기업우대론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출시된 지 약 8개월 만에 대출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섰다. 우수 농식품기업을 지원하는 NH농식품그린성장론도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출시 1년 만에 대출잔액이 2조 원을 넘겼다.
권 행장은 농협중앙회의 대표적 디지털 전문가라는 장점을 살려 기업의 경영지원과 자금관리 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기업금융부문의 디지털 전환도 진행하고 있다.
권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대비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시설자금 중심의 기업여신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지속성장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