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이 농협은행의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 회장은 베트남 하노이의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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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 |
임 회장은 농협은행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외풍에 시달릴 수 있다고 강조해왔는데, 임 회장이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정례회의를 열어 농협은행의 베트남 하노이지점의 신설계획 신고를 수리했다고 NH농협금융이 4일 밝혔다. 농협은행은 베트남 금융당국의 허가만 받으면 하노이에서 지점을 열 수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통상 해외 금융당국에 허가신청을 내면 1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앞으로 2~3년 내로 하노이에 지점을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베트남사무소 외에도 뉴욕지점과 중국사무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주재원을 두고 있다.
농협은행은 베트남에 사무소를 낸지 1년 3개월 만에 지점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앞으로 해외에서 농업기술과 유통전략 등을 전수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외연을 넓혀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임 회장은 최근 “농업과 연계된 글로벌 전략 아래 라보뱅크의 성공사례 등을 집중분석하고 벤치마킹해 해외진출전략을 수립중이며 내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보뱅크그룹은 ‘네덜란드의 농협’으로 불리는 농업계 협동조합으로 출발해 현재 30개 국에 진출해 있다. 총자산 6741억 유로(약 937조 원)의 글로벌 금융지주사로 성장했다.
임 회장이 농협은행의 해외진출을 꾀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농협은행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농협과 함께 농협은행이 해외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 회장은 “농협은 그동안 노력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않아 상당히 관료화됐다”며 “시장에서 경쟁하는 농협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 노하우를 터득하지 못하면 농협의 특성상 외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 임 회장이 지목하는 외풍이 농협중앙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곧 농협중앙회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한 농협은행은 성장할 수 없고, 농협은행이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강한 농협은행’이 될 때 농협중앙회도 농협은행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임 회장은 최근 우리투자증권 인수합병을 큰 차질없이 마무리해 농협중앙회 안팎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에 9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네트워크도 농협은행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베트남 지점 전환에 대해 베트남정부도 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정부는 농촌지역에 관심이 높아 이와 관련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농협을 방문해 농협기술을 배워가는 등 협력에 적극적이다. 베트남은 세계 주요 쌀 수출국으로 전체인구 70%인 6천만 명이 농촌지역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