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을 발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이 최근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지면 정부가 조성한 선박펀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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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협상과 세계 해운동맹 가입을 마무리하면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6800억 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모두 8043억 원 규모의 공모사채 조정에 성공했다. 사채권자들은 채권액의 50% 이상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기로 했는데 채권단의 출자전환 금액까지 더해지면 약 1조 원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65%에서 400%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정부는 해운사의 초대형 선박 취득을 도와 해운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부채비율이 400% 이하인 기업만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것이 필수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해운동맹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운사는 최대한 많은 화물을 얼마나 빠르게 운송하는지에 경쟁력이 달려있다. 운항 효율을 최대한 높여 운임을 절감해야만 다른 해운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
12억 달러의 선박펀드는 현재 글로벌 해운사들의 주력 선종인 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을 10여 척 정도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상선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선박펀드에 지원을 요청하면 2018년 하반기부터 배를 빌려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조 원에 이르는 용선료를 지불했는데 선박펀드를 통해 비교적 싼 가격으로 컨테이너선을 빌려 쓰게 되면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된다”며 “정부가 조성한 선박펀드에 지원을 요청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게 되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