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고객으로 미디어텍 유치, TMSC 삼성전자 과점체제에 균열

▲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으로 대만 미디어텍을 유치하면서 TSMC와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미디어텍 스마트폰 프로세서 '디멘시티9000'.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으로 대만 미디어텍을 유치하면서 TSMC와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현지시각 25일 대만의 반도체 설계회사 미디어텍과 파운드리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렌디르 타쿠르 인텔 파운드리서비스 사장은 “미디어텍은 연간 20억 대 이상의 기기에 칩을 공급하는 세계 최고 팹리스인 만큼 인텔 파운드리가 성장을 위한 훌륭한 파트너를 만났다”며 “인텔은 고급 프로세스 기술과 생산 능력을 활용해 10억 대 첨단 칩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텔은 2023년 초에 도입하는 16나노급 공정인 ‘인텔16’으로 미디어텍의 중저가 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생산 제품은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킹용 반도체 칩 등이다.

미디어텍은 향후 16나노 이하 칩도 인텔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텍은 최근 스마트폰 모바일 프로세서(AP) 시장의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2021년 미디어텍의 스마트폰 AP 점유율은 2020년보다 9%포인트 상승한 27.6%를 기록하며 퀄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디어텍은 그동안 대부분의 칩 생산을 TSMC에 맡겼는데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인텔과 협력 관계를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인텔은 퀄컴에 이어 미디어텍이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인텔은 2024년까지 2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해 퀄컴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텔의 진출로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던 파운드리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53.6%,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3%로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치면 70%에 육박한다. 게다가 5나노 이하의 첨단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만이 가능하다.

인텔은 경쟁사들과 달리 3나노를 건너 뛰어 바로 2나노 양산에 성공해 선두주자들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퀄컴과 미디어텍 외에 다른 미국 팹리스로부터 수주를 따낼 가능성도 있다.

비제이 라케쉬 미즈호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계획은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를 원하는 미국 국방부의 안보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며 “핵심 고객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퀄컴 등도 미국 내 생산시설을 원하고 있어 인텔은 15~20%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