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주주인 KT와 LG유플러스 직원이 제기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효소송이 시작됐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비율이 제대로 산정됐는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1부 (박광우 부장판사)는 3일 KT 직원인 윤모씨와 LG유플러스 직원 김모씨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인수합병 무효소송의 첫 변론을 열었다.

KT 직원인 윤모씨와 LG유플러스 직원 김모씨는 CJ헬로비전 주주다.

하지만 이번 소송전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라는 중대사안과 맞물려 있어 사실상 기업간 소송전의 대리전으로 불린다.

윤모씨와 김모씨는 CJ헬로비전이 지난 2월26일 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SK브로드밴드와 합병비율 산정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의 주식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에 반해 CJ헬로비전 주식 가치는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비율은 ‘CJ헬로비전 1 대 SK브로드밴드 0.4761236’으로 결정됐다. CJ헬로비전 주식 1주의 가치가 SK브로드밴드 주식 0.4761236주 가치와 동일하다는 얘기다.

윤모씨와 김모씨는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 됐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의 주력사업인 IPTV(인터넷방송)의 미래수익성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추정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2014년 SK브로드밴드가 IPTV사업으로 거둔 영업이익이 4767억 원인데 반해 2019년 예상 영업수익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조75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 것을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CJ헬로비전은 합병비율 산정이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객관적인 경영수치와 정부기관 평가를 바탕으로 법률이 정한 산정방법에 따라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 기일을 8월12일 오후 2시30분으로 정했다.

CJ헬로비전 주식 3만3111주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 17명도 SK브로드밴드와 합병비율 산정이 잘못됐다며 5월23일 김진석 CJ헬로비전 사장과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앞으로 법정 공방은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말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합병심사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기업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인수합병에 크게 반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