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브랜드 맘스터치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의 새주인 찾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 상위 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일제히 매물로 나왔다. 여기에 수제버거 바스버거까지 합류하면서 새 주인 찾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매각 완료 방침을 세운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 1위(가맹점 수 기준) 맘스터치가 '토종' 브랜드로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매각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맘스터치앤컴퍼니의 최대주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최근 매각 주간사로 메릴린치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대상은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인수할 당시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한국에프앤비홀딩스의 보유 지분 79.18%다.
인수합병업계에서는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시장에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진 상황에서 맘스터치가 희망 매각가 1조 원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시장에 나온 햄버거 프랜차이즈 희망 매각가를 살펴보면 맥도날드가 5천억 원, 버거킹이 7천 억 원, KFC와 바스버거가 각각 1천억 원대다. 매물 가운데 맘스터치의 값이 월등히 높은 셈이다.
맘스터치의 희망 매각가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22.7배에 이른다. 인수합병업계에서는 버거킹의 희망 매각가가 상각전 영업이익의 9.4배로 책정된 것과 비교할 때 너무 높은 것으로 바라본다.
맘스터치보다 먼저 시장에 나온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매각작업은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버거킹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착수했지만 이후 전해지는 소식이 없다. KFC는 올해 4월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차별점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미국 본사와 국내 사업재량권을 두고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매물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맘스터치가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이나 수익성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맘스터치의 성장은 국내 햄버거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국내 햄버거 시장은 지난해 4조 원대로 1년 만에 35.1%가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맘스터치는 매출이 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맘스터치는 매출 규모를 따져봐도 경쟁기업들보다 작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로 맥도날드는 8678억 원, 버거킹은 6784억 원, 맘스터치는 3009억 원, KFC는 2099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맘스터치앤컴퍼니가 사업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 기업가치를 그만큼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진다.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직영매장 ‘맘스터치랩’에서 테스트를 거친 새로운 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치킨과 치킨버거에 치우친 주력 제품군을 확대하려는 의도다.
맘스터치앤컴퍼니는 맘스터치랩을 통해 시험을 거친 피자를 18일 정식 가맹사업 메뉴로 전환하고 '맘스터치 피자앤치킨'의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또한 20일 출시한 소고기버거 메뉴도 맘스터치랩의 작품이다.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소고기버거 매장을 올해 안으로 45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 확대가 맘스터치앤컴퍼니의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맘스터치를 설명하는 단어 2가지는 ‘가성비’와 ‘치킨’이다. 피자와 소고기버거 시장에 경쟁자가 즐비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사업의 가맹점주를 모으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맘스터치의 새로운 사업인 맘스터치 피자앤치킨은 '피자나라치킨공주', '굽네치킨' 등 피자와 치킨을 동시에 취급하는 브랜드가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또한 소고기버거사업은 맘스터치의 기존 설비에 더해 그릴 등의 추가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맘스터치는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적극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맘스터치가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비교해 강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영업이익이 높다는 점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맘스터치는 395억 원, 버거킹 248억 원, KFC는 46억 원을 각각 거뒀다. 맥도날드는 영업손실 27억 원을 냈다.
이러한 영업이익의 격차는 맘스터치의 매장 1354개 대부분이 가맹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맹점은 직영점과 비교해 매장 유지관리에 따른 감가상각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맘스터치의 감가상각비는 해마다 30억 원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직영점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버거킹의 경우 감가상각비가 해마다 400억 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확인된다.
프랜차이즈 해외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토종 브랜드라는 점도 맘스터치의 수익성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매년 미국 본사에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는데 지난해 지불한 로열티는 543억 원대에 이른다. 버거킹이 2021년에 지급한 로열티는 329억 원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