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당국이 철광석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 국유기업을 설립했다. 사진은 중국 최대 철강 업체 바오산철강의 3호 용광로 기지. <바오산철강>
중국산 철강 제품의 원가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한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변동폭도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광산자원그룹으로 불리는 철광석 전문 국유기업이 법인으로 신규 등록됐다.
중국광산자원은 중국 국유기업 산하의 철광석 구매 사업부와 해외 철광석 광산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이를 통합해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지 철강업체의 철광석 수요를 파악하고 해외에서 이를 수입해 분배하는 집중구매 시스템을 구축한 뒤 직접 해외 광산 개발에 투자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지만 원재료인 철광석은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수입 국가다.
이 때문에 철광석 분야에서 중국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당국은 에너지와 자원 수급 안정화를 위해 철강석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특히 2019년 이후 철광석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미국의 개입으로 최대 철광석 공급 국가였던 호주와 관계가 악화한 점이 철광석 가격 협상력 확보 노력을 자극한 계기로 분석된다.
중국은 수입산 철광석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자체 공급량도 늘려 수입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철강공업협회는 올해 1월 철광석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초석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내부적으로 철광석 채굴량과 공급량을 늘리며 대표 기업 한 곳이 철광석을 대량으로 주문해 더 낮은 가격에 수입한다는 계획을 앞세웠다.
중국광산자원그룹이 이런 초석계획에 따라 세워진 셈이다.
중국 철강 업체들이 철광석 수급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데 성과를 낸다면 한국에서 수입하는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의 변동폭도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철강 업체, 조선 업체, 건설 업체 등이 중국산 철강 가격 등락에 따른 전망을 비교적 쉽게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국 철강 업체의 원가 경쟁력 개선으로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조선 업체와 건설 업체는 더 저렴한 가격에 철강을 수급할 수도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이 이를 통해 글로벌 철강 업계에서 지배력을 높인다면 한국 철강 업체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커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