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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의 다른 행보,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차이는 무엇일까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07-14 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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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소비자금융 폐지와 소비자금융 강화라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 국내에 들어온 두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소비자금융이라는 사업 부문을 두고 다른 결과를 낳아 주목된다.
 
외국계 은행의 다른 행보,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차이는 무엇일까
▲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SC제일은행 본점(왼쪽)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국씨티은행 본점.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은행의 국내 법인으로 1983년에 세워진 한미은행을 2004년 미국 씨티은행이 인수하며 출발했다. 

제일은행은 1929년 설립된 조선저축은행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1997년 외환위기 때 어려움을 겪어 1999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됐다. 2005년 대주주였던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을 다국적 은행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하며 SC제일은행이 됐다. 

비슷한 시기에 지금의 이름으로 출발한 두 외국계 은행이지만 여러 차이점을 보여왔다.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기준 평균 연봉 1억1249만 원으로 은행업계 1위를 나타내고 있지만 SC제일은행은 9634만 원으로 6위라는 낮은 평균 연봉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은행'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외국계라는 인식이 강했던 반면 SC제일은행은 '제일은행'의 이름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계속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인수전 소비자금융에 강했던 한미은행의 장점이 사라지고 개인자산관리와 외국환 거래를 주로 하는 외국은행의 면모를 보이며 축소됐고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등을 비롯해 소비자금융을 확대해 나갔다. 

현재도 두 은행은 다른 행보를 보인다.

2015년 SC제일은행은 212곳의 영업점을, 한국씨티은행은 129곳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SC제일은행 198곳, 한국씨티은행 39곳으로 줄었다. 

한국씨티은행은 모그룹의 결정에 따라 지난해 소비자금융 폐지를 선언했다. 이에 영업점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대신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수도권 2곳과 지방 7곳 등 모두 9곳의 영업점을 남기기로 했다. ATM 약 1만1천 개도 지속 운영한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폐지를 선언한 것은 모기업인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실적 정체를 겪었다. 이에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폐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수익은 2016년 1조672억 원, 2017년 1조911억 원, 2018년 1조689억 원, 2019년 1조887억 원, 2020년 1조440억 원을 냈다. 이렇다 할 성장 없이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심한 기복을 보였다. 2016년 1568억 원에서 2018년 3천억 원으로 크게 늘기도 했지만 다시 줄어들며 2020년에는 1877억 원을 거뒀다. 

소비자금융을 폐지하며 기업금융에 전념하기로 했지만 첫해에는 더 큰 하락을 겪었다.

2021년 소비자금융 폐지를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받으며 영업수익 9367억 원, 순손실 805억 원을 거뒀다. 주요 경영지표 역시 하락했다.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은 -1.55%(2020년 0.35%),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96%(2020년 2.99%)로 크게 하락했다. 

은행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BIS자기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16.92%(2020년 20.06%)로 줄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를 체질개선의 과정으로 삼아 올해부터 기업금융에 집중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업과 투자를 지원하고 디지털, 바이오 등 성장성 높은 미래산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기업 고객에 위험 회피 솔루션, 해외 송금, 글로벌 자금관리 서비스 등도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1분기 영업수익 2436억 원, 순이익 400억 원을 냈다. 지난해 대손을 반영하면 540억 원 순손실이지만 손실 규모를 250억 원 정도 줄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고객 지원과 고객 보호를 우선해 소비자금융 사업의 단계적 폐지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며 “기업금융 사업부문은 고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소비자금융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등 소비자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3월부터 기존 점포를 증권사 복합점포로 만들어 단순 입출금업과 함께 상품 위험 관리, 상품 거래와 자문, 디지털 채널 관리 등을 모두 해내는 영업점으로 만들고 있다. 

복합 영업점에는 운용사를 둬 고객에 투자상품 선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기적으로 운용사의 평판과 현황을 검토해 고객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비했다.

이와 함께 상품선정 및 승인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산관리 컨설팅 확대, 글로벌 전문가의 자산관리 포럼과 세미나, 모바일 펀드·보험상품·외환 관리 등도 제공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단순 업무를 하던 점포를 줄이고 더 집중된 개인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복합점포를 개설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048억 원, 순이익 155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은 44.57%, 순이익은 50.73% 늘어난 것이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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