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CJENM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 '시즌'의 통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1인자 굳히기'에 들어간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토종 OTT' 티빙과 시즌 통합 초읽기, 양지을 오리지널 콘텐츠 시너지 기대

▲ 양지을 CJENM 대표이사.


특히 HBO맥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이치이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들이 추가로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티빙과 씨즌의 통합을 계기로 OTT 선두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온라인동영상업계에 따르면 CJENM과 KT스튜디오지니는 14일 티빙과 시즌의 통합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각각 앞두고 있다.

통합의 형태는 플랫폼 규모가 더 큰 CJENM의 티빙이 KT스튜디오지니의 시즌을 품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통합 티빙’의 수장격인 양지을 티빙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진 셈이다. 양 대표는 일단 티빙과 시즌이 보유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계에서는 두 서비스가 통합되면 월간 이용자수가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확보에서 중복 투자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티빙은 최근 나영석, 정종연, 이진주, 김태호 등 유명 방송프로듀서(PD)의 신규 예능방송을 선보였고 이준익, 연상호 등 감독도 티빙을 통해 드라마 신작을 내놓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티빙은 올해 2월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콘텐츠 확보를 위한 실탄도 두둑히 챙겨둔 상태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를 100편 이상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티방과 시즌의 오리지널 지식재산(IP)가 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면 신규 이용자수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KT스튜디오지니가 지난달 29일 선보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TV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어 통합플랫폼에 힘을 실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통합 티빙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티빙은 월간활성이용자수 5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는 티빙이 401만 명, 시즌이 157만 명으로 단순합산으로도 월간활성이용자수가 558만 명에 이른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계는 넷플릭스가 월간활성이용자수 1117만 명으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SK스퀘어가 지상파 3사와 연합해 만든 웨이브가 423만 명으로 뒤를 잇는 가운데 통합 티빙이 웨이브를 제치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 1위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 대표는 지난달 ‘티빙·파라마운트플러스 미디어데이’에서 "티빙은 우리나라에서 1위 OTT 사업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네이버, KT, LG유플러스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통합은 CJENM과 KT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 동맹' 전략의 일환이다. CJENM과 KT는 올해 초부터 콘텐츠사업협력위원회를 공동 구성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및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올해 3월에는 CJ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천억 원의 지분투자를 통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콘텐츠 동맹의 출범을 알렸다.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올해 4월부터다.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은 4월에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과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1일 5G 서비스와 티빙 멤버십을 결합한 ‘티빙 지니 초이스’ 요금제를 선보였다. KT 무선통신 가입자를 자연스럽게 티빙으로 끌어올 수 있게 돼 콘텐츠 동맹이 본격화됐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양 대표는 두 서비스의 통합이 일단락되면 콘텐츠 확보를 위한 중복투자를 줄여가면서 티빙의 수익성 강화도 신경쓸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은 2021년 매출 1315억 원, 영업손실 762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758.3%, 영업손실은 1149.2% 각각 늘어난 것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