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프로세서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1분기에 퀄컴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한 성과로 4나노 및 5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활용한 스마트폰용 시스템반도체 생산 물량에서 TSMC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퀄컴이 하반기 내놓을 새 프로세서와 내년 출시되는 신형 반도체 위탁생산을 TSMC에 맡길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현지시각으로 6일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내고 TSMC가 1분기 스마트폰용 칩셋 위탁생산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0%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며 TSMC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칩셋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시스템온칩(SoC), 통신칩 등 시스템반도체를 모두 포함한다.
TSMC는 애플과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주요 모바일 반도체기업의 제품을 대부분 위탁생산하고 있어 시장에서 절대적 지배력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일부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쓰이는 자체 개발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도 생산하며 굳건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특히 1분기에 퀄컴이 삼성전자에 ‘X60’ 통신칩과 고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1세대’ 위탁생산을 맡기면서 삼성전자 점유율 상승에 기여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TSMC의 최신 미세공정 기술인 4~5나노 공정을 기준으로 보면 1분기 삼성전자의 출하량 점유율은 60%로 TSMC를 제치고 선두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4~5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해 생산한 스마트폰용 시스템반도체 물량이 40%의 점유율을 차지한 TSMC의 물량과 비교해 약 1.5배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퀄컴이 1분기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스냅드래곤8 1세대 공급을 시작하면서 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생산 가동률이 높아진 효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는 4나노 미세공정의 비교적 낮은 수율에도 TSMC를 제치고 우위를 차지했다”며 “5나노 기반의 엑시노스 프로세서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까지 TSMC에 점유율 우위를 지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카운터포인트는 퀄컴이 하반기에 선보이는 스냅드래곤8+ 1세대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TSMC에 일부 맡기면서 TSMC의 4나노 반도체 출하량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는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000’ 프로세서를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하반기 애플이 출시하는 신형 아이폰 프로세서도 5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해 위탁생산한다.
자연히 하반기에는 TSMC의 4~5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률이 삼성전자와 비교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 집계에 따르면 1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프로세서 가운데 65%는 7나노 이하 고사양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해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고성능 프로세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세공정 파운드리 수요도 증가해 삼성전자와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대에 모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는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환경과 재고 조정, 퀄컴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다변화 전략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에 압박을 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