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홈쇼핑 GS샵에서는 넷플릭스 신작 시리즈도 판매한다?

▲ GS샵은 13일 오후 8시30분 홈쇼핑 채널을 통해 넷플릭스의 신작 드라마 '블랙의 신부' 소개방송을 송출한다. <넷플릭스>

[비즈니스포스트] '홈쇼핑에서 드라마를 판다고요?'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황금시간대에 상품을 파는 대신 드라마 홍보를 준비하는 홈쇼핑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GS리테일의 홈쇼핑 사업부문인 GS샵입니다. GS샵은 13일 오후 8시30분 넷플릭스의 신작 드라마 '블랙의 신부' 소개방송을 홈쇼핑 상품 판매형식을 빌어 송출합니다.

주연배우 5명이 모두 출연하는 '블랙의 신부' 소개방송에서는 작품소개와 배역분석, 즉흥연기 등의 콘텐츠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규모 시사회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GS샵이 상품매출(취급고)을 올릴 수 없는 콘텐츠 소개방송을 홈쇼핑업계에서 '프라임 타임'으로 여겨지는 오후 8시30분에 내보낸다는 것입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방송을 시청하게 되면 먼저 고개를 갸우뚱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GS샵과 넷플릭스의 콜라보레이션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지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으로 여겨집니다.

먼저 넷플릭스가 주목한 것은 홈쇼핑 채널의 홍보 역량입니다.

판매 상품의 상세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고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쇼맨십을 갖춘 홈쇼핑의 역량을 활용해 넷플릭스는 신작을 널리 홍보하려는 것입니다.

GS샵으로서는 넷플릭스의 신작이 가진 화제성을 활용해 젊은 세대가 홈쇼핑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한 번 돌리게 만드는 것이 밑지는 장사는 아닙니다. 프라임타임을 포기한 만큼 수수료도 챙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GS샵과 넷플릭스는 상대방 고객들 가운데 새로운 고객층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의 강자로 군림하던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11년 만에 유료가입자가 감소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홈쇼핑의 주요 시청자인 중장년 여성의 생활패턴을 보면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고 드라마의 충성도 높은 팬들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홈쇼핑 시청자는 넷플릭스의 잠재적 고객층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GS홈쇼핑 역시 넷플릭스의 신작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를 상징하는 텔레비전은 ‘올드미디어’가 돼가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주 5일 이상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10대는 34.8%, 20대는 49.7%에 그칩니다. 반면 50대 이상의 경우 90% 이상으로 텔레비전 이용률이 월등히 높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이용률을 보면 거의 정반대 모습을 보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자의 비율은 20대가 91.6%, 60대가 38.3%로 집계됐습니다. GS샵으로서는 넷플릭스의 이용자들이 탐날 법도 합니다.

GS샵의 홈쇼핑 고객 연령 다변화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텔레비전 홈쇼핑의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는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의 ‘2021 TV홈쇼핑 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국내 7개 홈쇼핑 업체의 홈쇼핑 방송 매출 합계는 3조115억 원으로 전체 매출 합계 5조8551억 원의 51.4%에 그쳤습니다. 2017년에는 전체 매출 대비 63.7%였는데 12.3%포인트가 낮아진 것입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4월 GS홈쇼핑과의 합병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GS샵의 취급액을 2020년 3조2천억 원에서 2025년 4조9천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넷플릭스 신작 소개방송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의 유인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