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새 전기차 배터리 확보 다급해져, LG엔솔 삼성SDI 기회 노린다

▲ 테슬라 텍사스 기가팩토리 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테슬라가 텍사스에 신설한 대규모 전기차 생산공장 ‘기가팩토리’를 가동하며 자체 배터리 양산과 수급에 당분간 차질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텍사스 기가팩토리 수익성 확보에 위기감을 강조한 만큼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신형 4680 배터리셀 및 배터리팩 양산에 병목현상을 겪고 있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는 연말까지 매주 1만 대의 ‘모델Y’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생산량은 1천 대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모델Y는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는 46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해 출시된다.

그러나 4680 배터리 양산체계 안정화에 차질이 빚어지며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일부 모델Y는 기존에 사용하던 2170 규격 배터리를 탑재해 출고되고 있다. 4680 배터리 생산 부족에 따른 문제로 분석된다.

일론 머스크는 텍사스 기가팩토리 가동률 저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해당 공장을 두고 “돈을 녹이는 거대한 용광로”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다.

테슬라가 공장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전기차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는 데 의존하고 있는 4680 배터리 수급처를 여러 배터리 협력사들로 확대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효과적으로 꼽힌다.

이런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가 테슬라 전기차에 4680 배터리 공급을 담당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 새 전기차 배터리 확보 다급해져, LG엔솔 삼성SDI 기회 노린다

▲ 테슬라의 4680 규격 배터리 이미지.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배터리 양산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배터리업체들이 적극적으로 4680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일렉트렉은 파나소닉이 내년부터 4680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4680 배터리 생산 투자에 4억5천만 달러를 들이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SDI도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목적으로 4680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테슬라 중국 상하이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한 경험이 있어 꾸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가 텍사스 기가팩토리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서둘러 배터리 확보를 추진한다면 이들 협력사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게 될 수밖에 없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텍사스 공장에서 신형 4680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를 생산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확보 방안을 서둘러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중장기적으로 텍사스뿐 아니라 다른 지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도 점차 4680 배터리 중심으로 전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4680 배터리가 기존 규격의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보다 주행거리 및 에너지 효율 등에서 많은 장점을 보이는 만큼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 기술로 꼽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테슬라의 신형 배터리 수요 증가에 수혜를 보려면 일본 파나소닉에 맞서 배터리 기술과 양산체계를 적기에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배터리 최대 공급사로 자리잡은 데다 4680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도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막강한 경쟁상대로 자리잡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6월 초 투자자행사에서 내년 3월부터 일본 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고 미국에도 생산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 배터리 신공장은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되는 생산기지인 만큼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4680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의 생산 원가를 낮추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며 “파나소닉이 이미 테슬라에 샘플을 공급하며 앞서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