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강점을 앞세워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들이 부품사업에서 낼 수 있는 시너지도 향후 전장부품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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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그룹이 통합 부품솔루션 공급을 위해 전자계열사를 모두 합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31일 "삼성전자의 3D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은 세계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경쟁력이 곧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업계에서 확실한 입지를 차지한 데 이어 이미지센서와 AP(모바일프로세서), 통신칩 등 시스템반도체의 기술력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미세공정과 3D낸드 등 원가를 낮추고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생산기술력에서도 가장 앞서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의 기술적 특성상 성능발전의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시장에서 차별화가 어려워 업체끼리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자 삼성전자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스템반도체 중심으로 체질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사이에 이미지센서와 통신칩 등 제품의 기술력을 소니와 퀄컴 등 기존의 강력한 업체에 맞설 수 있는 정도로 끌어올렸다. 세계 AP시장에서도 1분기에 11.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약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모두 활용해 이를 하나의 칩셋에 조립한 '통합칩' 형태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제품을 통합칩 형태로 공급할 경우 여러 제품을 묶어 팔 수 있고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며 부피를 줄여 적용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고객사에 모든 부문의 반도체를 설계부터 양산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차와 헬스케어, 핀테크 등 신산업분야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부 산하에 최근 신사업전담팀을 꾸리고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반도체의 경쟁력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등 고성능 반도체가 다수 사용되는 신사업분야는 향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신사업분야에서 삼성전기의 부품과 삼성SDI의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패널 등 전자계열사와 시너지를 강화해 경쟁력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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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가 자율주행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통합반도체를 개발할 경우 이를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과 센서, 삼성디스플레이의 화면 등과 결합해 솔루션 형태로 업체에 공급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할 경우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도 적용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신사업분야에서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 강화를 위해 계열사와 연계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 전자계열사가 생산하는 다양한 부품의 판매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꿔내기 위해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를 모두 삼성전자와 합병하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스마트카 등에 이용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삼성그룹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고객사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