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이 내놓은 자료는 롯데그룹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해마다 5~6월에 각 유통기업의 전년도 소매 판매액(호텔과 여행, 외식, 배달 서비스, 면세점 관련 매출은 제외)을 기준으로 한 유통업계 순위 보고서를 내놓는다.
올해 보고서는 2021년 소매 판매액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소매 판매액 249억3천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보고서에서 아시아 유통기업 기준 12위에 올랐다. 지난해 보고서보다 순위가 1단계 떨어졌다.
한국 유통기업만 한정해 보면 롯데그룹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순위에서 신세계그룹에 처음으로 1등 자리를 내줬는데 올해는 쿠팡에게 2위 자리마저 내줬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롯데그룹(9위)-신세계그룹(10위)-쿠팡(19위)’이었던 순위 구도가 ‘신세계그룹(7위)-쿠팡(11위)-롯데그룹(12위)’으로 바뀐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은 더 문제다.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롯데그룹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과 네이버의 소매 판매액 차이는 2018년 212억 달러에서 2019년 170억 달러, 2020년 68억 달러, 2021년 29억 달러 등으로 감소세다.
네이버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올해 소매 판매액을 집계해 내년에 발표될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의 보고서에서는 롯데그룹이 네이버에 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