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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도 막힌 중국 게임시장, 국내 게임사 규제 '만리장성'에 한숨만

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 2022-06-22 15: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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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게임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중국 시장의 벽은 여전히 견고하다.

글로벌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도 신작 '디아블로이모탈'을 중국에 내놓기 직전에 제동이 걸렸을 정도다.

국내 게임사들은 '만리장성'과도 같은 중국의 벽을 그저 쳐다만 보고 있는 처지다.
 
블리자드도 막힌 중국 게임시장, 국내 게임사 규제 '만리장성'에 한숨만
▲ 디아블로 이모탈 포스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과 넷이즈게임즈과 협력해 개발한 게임 '디아블로이모탈'이 중국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돌연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은 중국 게임시장 진출이 여전히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디아블로이모탈의 중국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이 게임은 애초 23일 출시 예정이었는데 최근 그래픽과 네트워크, 성능 등 최적화를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라는 것이 게임업계의 주된 반응이다.

'디아블로이모탈'이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의 공식 계정에 캐릭터 '곰돌이 푸'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올린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곰돌이 푸가 시진핑 중국 주석을 희화화한 캐릭터로 받아들여진다. 블리자드가 중국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괘씸죄'를 적용받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국내 게임사들은 이 사태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블리자드와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중국 진출 전략에 반영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넥슨은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 블리자드 사태가 넥슨에게 복잡한 심정을 가져다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디아블로이모탈과 같은 일을 한차례 겪은 바 있다.

넥슨은 애초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2020년 8월12일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출시 하루 전 배급을 담당했던 중국 텐센트가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서비스 출시가 불발됐다.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공식적 이유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정부의 게임 규제 강화에 텐센트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바라봤다.

넥슨은 현재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빠른 시일 내 시작하기 위해 텐센트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올해 안에 출시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구체적 성과가 나오는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결정적인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컴투스도 이번 출시 연기 사태를 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컴투스는 2020년 12월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의 판호(일종의 신규 게임 허가증)를 획득하고 중국 서비스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 중국 출시와 관련해 특별히 진전된 단계를 밟아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넷마블, 위메이드는 판호 획득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마블은 2017년 초 '리니지2 레볼루션'의 판호발급을 신청한 뒤 5년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위메이드는 '미르4'의 판호 발급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현국 대표이사는 5월11일 열린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미르4'의 판호를 획득하고 내년에 중국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게임업계의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과물을 내놓는 게임사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을 뚫어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 시장의 매력이 크지만 그만큼 감수해야할 위험도 많다는 것은 이미 게임업계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라며 "블리자드 사태처럼 중국 정부의 자의적 판단이 게임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이 시장 개척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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