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세계 교역환경이 위축돼 한국 수출실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은 19일 ‘국제경제리뷰’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세계 무역상황 및 환경 점검을 통해 앞으로 여러 세계적 변수가 한국 수출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여행 등 서비스교역은 코로나19 영향을 딛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품교역은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을 세계 무역환경 악화에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전 세계적 수급 불균형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차질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세계 무역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곡물류 가격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앞으로 세계 교역량 감소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에 봉쇄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이는 중국의 세계 교역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세계 무역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책에도 실업률 상승 등으로 소비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며 “중국의 수입도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방역조치 완화로 공급 차질이 점차 해소되면서 여행 인구도 늘어나고 있는 점은 상품 및 서비스 교역환경 개선에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무역상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완전히 회복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세계 교역에 미치는 주요 여건을 점검해 본 결과 하방리스크가 아직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세계 교역 둔화는 한국 수출 증가세를 점차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와 교역 둔화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한국 수출실적에 당분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은행 조사국은 현재 상황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어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프렌드쇼어링’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는 한국 반도체 및 배터리기업과 미국 정부 사이 관계 강화로 이어져 수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