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인도를 서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의 인도 진출은 국내 시중은행들보다 20년 넘게 뒤처져 있다. 이에 권 행장은 농협은행의 강점인 농업금융을 앞세워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1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최근 인도 중앙은행으로부터 노이다에 지점을 설치하기 위한 본인가를 얻어 2023년부터 영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략 내년 1분기에 개점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보고 개점 시기를 결정해야 해서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뉴델리에 세운 현지 사무소를 중심으로 지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NH농협은행은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기 위한 전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권 행장은 인도가 13억 명에 이르는 인구를 가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금융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노이다 지점 설치 본인가를 받자 “인도는 약 13억 명의 소비시장을 지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서남아시아 중요 거점이다”고 평가했다.
현재 인도의 중산층 규모는 약 3억 명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경제 발전에 힘입어 향후 그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금융서비스 이용자도 지금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인도는 서남아시아 지역의 중심 국가이기 때문에 인도에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주변 국가로 진출하기도 한층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의 인도 진출은 국내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많이 뒤처져 있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으로는 가장 빠른 1996년 인도에 첫 발을 디뎠다. 뭄바이에 첫 지점을 낸 이후 현재 지점 6곳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뭄바이와 첸나이, 구르가온 등 3곳에서 지점을 두고 있고 추가로 3곳을 열 계획도 마련해놓고 있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은 첸나이와 구르그람 등 2곳에, IBK기업은행은 뉴델리 1곳에, KB국민은행은 구르그람 1곳에 각각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권 행장은 후발주자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농협은행만의 특성인 농업금융을 현지에 적용해 농협 브랜드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국내에서 농업식품이나 농기계 관련 기업들을 상대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농업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적극 추진하고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권 행장의 이 같은 전략은 인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인구비중이 높다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인도 전체 인구의 약 67%가 농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모델은 농협은행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아니라 인도 농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일단 진출 초기에는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이 많을 수 있지만 점차 현지 농업금융으로 발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철저한 영업 준비를 통해 인도 현지 금융시장과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 힘쓰겠다”며 인도진출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