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2분기에 중국 상하이 전기차공장 가동 중단과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지연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떠오른다.
설상가상으로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시세 하락세도 이어지면서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테슬라가 순이익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증권분석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상화폐 자산의 평가액이 2분기 들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2021년 초 투자와 현금을 대체할 유동자산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15억 달러(약 1조9천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수한 가격은 1BTC당 3만4700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시세는 1BTC당 2만2700달러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시킹알파에 따르면 테슬라는 결국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4억5천만 달러(약 5787억 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가 중간에 비트코인을 일부 매도한 것을 반영한 수치다.
회계원칙에 따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시세가 하락하면 이를 비용으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테슬라 2분기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테슬라가 2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약 3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3월부터 이어진 테슬라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가동 중단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지연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1분기에 36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비트코인 시세 하락이 테슬라 2분기 적자 전환에 결정적 이유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주력사업인 전기차 생산 및 판매 차질은 실적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2분기 실적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테슬라의 상하이 전기차공장 출하량은 약 10만 대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가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2분기는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는 문건을 내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분기 실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힘써달라는 내용이다.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공장 생산 차질을 극복하려면 매우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종종 임직원들을 향해 보내는 내부 이메일에 전기차 생산 확대 등에 관련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격려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머스크가 이례적으로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위기감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테슬라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임직원 감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진 점도 테슬라의 2분기 실적에 불확실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미국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7.1% 떨어진 647.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약 46.1% 하락한 수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