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6-12 15: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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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은 환경파괴 주범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흐름이 거세다.
코끼리공장은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수리 및 재활용하면서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비즈니스포스트는 10일 장난감을 수리 및 재활용하고 이를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기부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코끼리공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끼리공장은 울산에 위치한 사회적기업이다. 불필요하거나 고장난 장난감을 개인, 기관, 단체 등으로부터 기부받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 소독, 포장한 뒤 이를 취약계층 아동에게 다시 기부한다.
코끼리공장에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를 통해 고장나거나 사용이 불가능한 장난감을 기부할 수 있다.
사실 고장난 장난감은 전문 수리업체가 적고 플라스틱 외 부속품이 많아 분해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매립·소각 처리된다.
국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가운데 버려진 장난감에서 나온 폐플라스틱이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적지 않은 비중이지만 장난감 쓰레기 감축 및 재활용에 관심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코끼리공장은 이러한 장난감을 재활용하는 데 적극 나서면서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코끼리공장 관계자는 “2021년 기준 버려진 장난감 약 1만5천 점, 2만5천 톤 규모를 재활용했으며 이 가운데 약 2200점, 4천 톤 규모를 다시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달했다”며 “또 장난감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정크아트’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끼리공장은 장난감을 수리·폐기해주는 것 외에 어린이집,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등 아동기관을 대상으로 장난감 납품, 소독·방역 서비스, 자체 개발한 장난감 소독수 판매 등의 사업도 하고 있다. 수리가 불가능한 장난감을 분해한 폐플라스틱 조각 등을 활용해 열쇠고리 등을 만들 수 있는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체험교육도 실시한다.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는 경영학, 아동복지학을 복수전공하고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잠시 일한 뒤 2008년부터 울산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근무했다.
센터 근무 당시 장난감 대여사업 업무를 담당하게 된 이 대표는 너무 많은 장난감이 쉽게 고장나고 버려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수리 서비스를 받으려 했지만 수리 시스템을 갖춘 장난감 제조사가 드물었고 수리 서비스를 받더라도 부품수급 등의 문제로 오랜 기간이 소요돼 장난감을 재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수리가 아닌 새 장난감을 보내주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10여 명과 함께 뜻을 모아 2011년 직접 아빠수리단이라는 장난감 수리 봉사단을 만들어 운영을 시작했다.
2014년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법인을 설립하면서 봉사활동을 넘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5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유망기업 발굴·육성 프로젝트인 ‘H-온드림’을 통해 지원을 받았고 2016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 코끼리공장은 불필요하거나 고장난 장난감을 기부받은 뒤 수리, 소독 등의 과정을 거쳐 이를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달한다. <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 관계자는 “현재 정규직원 4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300곳 이상의 거래처를 두고 있다”며 “실적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잡고 사회적협동조합 ‘그린무브공작소’도 설립했다. 이 대표는 그린무브공작소도 함께 이끌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그린무브공작소는 수도권 지역의 장난감을 수거한 뒤 이를 수리·소독해 다시 아동복지시설 등에 기부하고 있다. 코끼리공장의 장난감 수리 및 기부 활동 범위가 수도권으로 확장된 것이다.
코끼리공장 관계자는 “전국에서 장난감 기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여러 분야 기업들도 ESG경영 등에 따라 장난감 재활용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코끼리공장은 전국의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기부받아 더 많은 취약계층 아동에게 나눠주고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등을 통해 환경오염을 늦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