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내각 인선 과정에서 성평등 원칙과 거리를 둠으로써 한국의 성차별 해소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미국언론이 지적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디플로맷은 현지시각으로 9일 “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앞세웠던 성평등 내각 원칙을 포기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에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내각이 남성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정부와 공공 분야에서 모두 여성 고위직 인사 비중이 이전 정부와 비교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다.
더디플로맷은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전 앞세웠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태도 변화는 내각 인사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문재인 정부에서 내각 인선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성공에 가깝게 이행하면서 정부 고위직 여성 인사 비중도 10%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흐름으로 분석됐다.
더디플로맷은 정부 고위직 여성의 비중 확대가 사회 전반의 성평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OECD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정부 내각 인선 과정에서 여성 인사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여성이 공공 분야에서 사회적 편견과 구조적 한계를 넘고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삶의 질이 개선되는 데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줄었고 한국 사회 전반의 성차별이 줄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더디플로맷은 이런 상황에도 아직 한국 사회가 임금격차와 정규직 고용 비중 등 측면에서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오히려 내각에 여성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점은 한국의 성평등 개선에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디플로맷은
윤석열 정부 아래 한국이 고통스러운 사회적 실험을 거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정부 차원에서 성차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상황 아래 여성의 삶이 질이 개선될 수 있는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시험해볼 수 있는 사례연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디플로맷은 정부 내각의 약 절반을 여성 인사로 채우고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를 10% 이내로 줄인 스웨덴의 사례를 한국의 비교 대상으로 꼽았다.
스웨덴이 이를 통해 여러 설문조사에서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꼽혔다는 점이 정부 내각에서 성평등 원칙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