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6-09 16: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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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CJ대한통운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물류기술 개발에 집념을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내에서 입증한 물류기술을 해외 상황에 알맞게 적용해 해외에서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9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이머커스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기술을 해외사업장에도 적용하고 있다.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해 국내에 주로 적용했던 기술을 해외사업장으로 넓히고 있는 것이다.
TES는 기술(Technology), 엔진(Engineering), 시스템&솔루션(System&Solution)의 약자로 CJ대한통운의 핵심기술을 말한다.
TES물류기술연구소는 무인 지게차·모바일 로봇, 분류·포장 자동화, 상하차 자동화, 자율주행 수송, 친환경 물류 운영 등 물류와 관련한 12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출범했으며 현재 약 150명이 일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가적, 지역적,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 해외 사업장에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물류센터는 국내 물류센터와 달리 건물의 층수가 적으며 부지가 넓고 층고가 높다. 이 때문에 미국 물류센터에는 사람 대신 물류센터 내부를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이송로봇(AMR), 자동파렛트 트럭(EPT), 자율주행 트럭 로더(ATL) 등 자동화 로봇들을 도입했다.
▲ 미국 텍사스에 있는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 물류센터에 도입된 자율주행 이송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 <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이 베트남 리테일 물류센터에 디지털 분류 시스템 ‘DAS(Digital Assorting System)’ 방식을, 말레이시아 생활용품 물류센터에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물류지원시스템 ‘MPS(Multi Purpose System)’를 도입한 것도 산업적,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디지털 분류시스템 ‘DAS’는 소품종 다량상품을 보관창고에서 꺼내 출고하는 물류센터에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이다.
다목적 물류지원시스템 ‘MPS’는 고객주문정보를 전달해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피킹, 분배, 출고 작업 등을 수행하는 작업자들을 지원해주는 최첨단 물류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베트남 물류센터에 적용된 ‘DAS’보다 물류가 더 많고 인력이 적은 물류센터에 적합하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MPS를 도입한 말레이시아 물류센터는 상품을 주문정보에 맞게 개별상자에 나눠 담는 피킹작업 생산성을 3.2배가량 높였으며 투입인력도 55% 줄었다.
CJ대한통운은 사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물류센터에 기술을 적용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인건비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자동화설비를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대규모 인력을 활용해 상품의 입고부터, 피킹, 포장, 출고, 재고조사까지 모든 물류과정을 사람의 손으로 직접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지나며 상황이 달라졌다. 전세계적으로 인력난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 말레이시아 물류센터에서 CJ대한통운이 개발한 다목적 물류지원시스템 ‘MPS(Multi Purpose System)'를 활용해 피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미국, 영국과 같은 경제개발 수준이 앞선 나라뿐만 아니라 저개발국가인 중국,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지역 나라에서도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이커머스시장은 빠르게 성장하자 물류업계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한계에 부딪힌 CJ대한통운의 선택은 ‘기술’이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세계적인 인력난의 흐름 속에서 동남아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동남아 이커머스시장이 성장하면서 동남아에서도 물류산업의 기술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는 CJ대한통운의 해외시장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CJ대한통운은 2022년 1분기 말 기준으로 미국, 인도, 베트남, 중국, 동남아, 유럽 등 전세계에 35개 나라에 115개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1분기 말 매출의 31.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데 해외매출 가운데 아시아에서 거둬들인 매출 비중이 66%다. 단일국가로는 미국의 매출이 가장 높지만 인도와 베트남 등이 그 뒤를 이으며 CJ대한통운 해외사업의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에서 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베트남 매출도 25%나 뛰었다.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동남아 이커머스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3%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