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직면해 있는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
한진해운이 자구안을 실행하고 채권단이 지원한다 해도 앞으로 회생까지 험난해 보인다.
|
|
|
▲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해외선주들에게 지불해야 할 용선료를 연체하고 있는 사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해외선주로부터 빌려 운영하던 벌크선 한 척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됐다.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제때 지불하지 않자 선주들이 현지 법원에 요청해 선박을 억류했다. 선주가 배를 일종의 담보로 잡고 한진해운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영국의 해운전문지는 한진해운이 캐나다 선박회사 시스팬에 약 138억 원의 용선료를 연체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진해운이 시스팬에 약 3개월어치의 용선료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한진해운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년 안에 결제일이 돌아오는 부채를 3조7564억 원 안고 있다. 반면 한진해운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9018억 원 보유하고 있다. 갚아야 할 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한진해운은 최근 해외에 등록한 상표권과 해외 부동산 등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채권단은 앞으로 출자전환과 채무조정 등을 통해 한진해운을 지원할 계획을 세워뒀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지원을 받기 위해 우선 용선료 협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한진해운은 협상단을 꾸려 해외선주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최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23일이 만기였던 회사채의 조기상환일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 한진해운은 첫 사채권자 집회에서 성과를 내면서 앞으로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상표권 매각 등 밝혀진 사항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