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재기하고자 하는 부활의 날갯짓이 힘겹다.
팬택은 조만간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고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팬택 인수자로 참여한 2대주주 옵티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사업재개의 차질이 예상된다.
옵티스가 25일 서울중앙지법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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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 팬택 대표. |
옵티스는 지난해 말 쏠리드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을 인수한 회사다.
팬택은 이르면 6월 말에 30만~40만 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바지 준비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지난해 말 가까스로 새 주인을 찾은 뒤 국내에 첫 출시하는 제품인 만큼 시장의 기대도 높다.
이 때문에 옵티스의 법정관리 신청이 팬택의 재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팬택 측은 옵티스의 법정관리 신청이 사업추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옵티스가 보유한 팬택 지분이 미미한 데다 별도의 거래관계도 없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팬택 지분은 쏠리드가 96%, 옵티스가 4%를 소유하고 있다.
옵티스는 PC 주변기기인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제조업체다. 옵티스가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린 것은 지난해 말 팬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대출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진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자회사인 도시바삼성테크놀러지(TSST)가 지난 12일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옵티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팬택은 사실상 쏠리드가 경영을 도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쏠리드는 무선통신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팬택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법인을 출범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자 국내에서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는 앞으로 팬택이 출시할 스마트폰 신제품의 흥행 여부가 사실상 팬택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존 양강 외에도 SK텔레콤의 루나폰 출시,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중저가 공세 속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팬택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팬택이 과거 스마트폰시장 3강구도를 형성했던 저력을 보였던 만큼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바탕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의 신흥 강자로 다시 부상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과거 팬택의 스카이베가 시리즈 등을 사용했던 충성도 높은 팬택 매니아들도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업계는 팬택이 이르면 6월25일을 전후해 SKT와 KT를 통해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명 'IM-100'으로 알려진 팬택의 신제품은 안드로이드 마시멜로 6.0 운영체제(OS), 퀄컴 스냅드래곤 43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