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성장 중심축은 '컬처', 이재현 글로벌 최고 문화 브랜드 만든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CJ그룹이 지난해 투자계획을 발표한지 5개월 만에 규모를 키워 모두 20조 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다시 내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4대 성장엔진'으로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를 정하고 3년 동안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번에 공개한 계획을 보면 투자 규모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분야별 투자금액도 구체화했다. 

30일 CJ그룹이 내놓은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컬처(Culture·문화)’사업에 가장 큰 투자금액이 배정된 점이 눈에 띈다. 

이재현 회장이 CJ그룹의 4대 성장엔진 가운데서 컬처사업을 가장 중심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컬처사업을 중심으로 CJ그룹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확대에 힘을 준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CJ그룹의 20조 원 투자계획 가운데 컬처사업에 투자하는 금액만 12조 원, 전체 투자 금액의 60%에 이른다. CJ그룹의 컬처사업은 CJENM으로 대표되는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사업과 CJ제일제당이 맡고 있는 식품사업이 양대축이다. 

'K-콘텐츠' 확대를 위해 세계시장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K-푸드' 확대를 위해 미래형 식품을 개발하고 생산시설 확보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JENM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약 3조3900억 원으로 매출 규모는 CJ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2019년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 이어 올해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등 CJ그룹이 투자한 이른바 'K-콘텐츠'들이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은 콘텐츠에 투자를 늘려 CJ그룹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이 추진하고 있는 'K-푸드'의 저변 확대도 컬처사업의 핵심이다. 

CJ제일제당은 'K-푸드'로 CJ그룹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운 'K-푸드'가 자리를 잡았고 동남아, 유럽, 호주 등까지 점차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CJ그룹은 비비고의 뒤를 이어 해외 식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두·치킨·김치·소스·즉석밥·김·롤 등 '7대 글로벌 전략품목'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는데 이번 투자 계획은 K-푸드의 영토 확대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에서 가장 매출 규모가 큰 핵심 계열사로 CJ그룹 전체의 실적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이 연결기준으로 26조 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CJ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처음으로 한 해 매출 15조 원을 넘어섰다. 
CJ그룹 성장 중심축은 '컬처', 이재현 글로벌 최고 문화 브랜드 만든다

▲ CJ그룹이 2021년 11월 발표한 4대 미래성장엔진(C.P.W.S) 설명.  < CJ >

CJ그룹은 물류·커머스 등 플랫폼분야에도 7조 원을 투자한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운영 경쟁력 확보와 CJ올리브영의 IT기술을 적용한 마케팅·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매출비중 확대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현재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전통적인 물류기업뿐만 아니라 쿠팡과 같은 유통기업들까지 3자 배송시장을 확대하는 등 위협에 직면해 있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신세계와 협력할 뿐만 아니라 전국에 촘촘하게 구축해 둔 택배인프라와 풀필먼트 서비스를 결합한 ‘융합형 풀필먼트’를 바탕으로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풀필먼트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노동집약적인 택배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밖에 CJ그룹은 4대 성장엔진 가운데 웰니스(치유)와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가능성)에 1조 원을 투자한다.

웰니스는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사업을, 서스테이너빌리티는 친환경·신소재·미래식량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기반한 신사업을 말한다. 

CJ그룹은 바닷물에서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PHA) 제품의 생산시설 확대 등 미래형 신소재 투자를 중심으로 바이오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시설, 천연 프리미엄 소재 고도화를 추진한다.

다만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리티에 투자되는 금액은 이번에 발표된 투자계획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다. 

이 회장이 지난해 11월 4대 성장엔진을 발표하며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리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으로 투자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CJ그룹의 기본정신과 철학으로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리티를 꼽았다. 

그는 “기본 정신과 철학으로 웰니스(치유), 모두가 잘사는 것과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가능성), 즉 공정·갑질 불가·상생은 기본이고 세계적 흐름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경영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 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웰니즈와 서스테이너빌리티도 유망한 분야다"며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