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는 신한금융투자가 상대적으로 탈석탄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금융투자는 2050년까지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 목표를 밝혔는지를 조사한 ‘포트폴리오 2050 넷제로’ 항목,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채권 인수 등을 중단했는지 알려주는 ‘신규석탄발전 투자 중단’ 항목 등은 지킨 것으로 나타났으나 탈석탄 의지를 나타내는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솔루션은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에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3.7%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신한금융투자는 지주의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지만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아 기후금융에 뒤처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란 오명까지 얻을 정도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탄화력발전 수출국"이라고 주장했다.
석탄은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연료 가운데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자원으로 석탄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전력 및 건설기업들은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아 동남아시아지역 등에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돈줄을 쥐고 있는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기후솔루션>
이에 따라 기후솔루션은 이번 조사를 진행했는데 국제 기준에 비춰봤을 때 국내 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정책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국제 기준에 가까운 정책을 수립한 모범사례로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SC제일은행, 미래에셋증권 등을 들었는데 이들 역시 아직까지는 다소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석탄사업 범위를 석탄발전과 광산사업으로 제한한 점, SC제일은행은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세울 때 발전, 철강, 석유 등 특정산업만 포함한 점 등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기후솔루션은 전날 공개한 웹페이지 ‘FFOC(Finance for Our Climate)’를 수시로 업데이트할 계획을 세웠다.
FFOC는 국내 주요 100개 금융기관의 탈석탄 정책 현황을 비교 분석하는 웹페이지로 금융기관이 정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수정을 요구하면 즉시 반영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수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맞선 기후금융의 첫걸음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 FFOC가 국내 금융기관의 기후변화 대응을 제대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2016년 국내에서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김주진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한 국내외 법률, 경제, 금융, 환경 전문가 30여 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