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모바일프로세서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퀄컴이 반도체 파운드리업체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퀄컴 고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1세대+’에 이어 2세대 제품 위탁생산 수주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만 퀄컴과 중장기 협력 관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타이페이타임스는 25일 “퀄컴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코로나19 사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파운드리업체를 활용하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퀄컴 모바일사업을 총괄하는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히며 파운드리업체 다변화 전략이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 대응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TSMC 등 주요 파운드리업체에 모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퀄컴은 지난해 말 공개한 스냅드래곤8 1세대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겼다. 해당 프로세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갤럭시Z플립4 등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8 1세대+ 위탁생산은 TSMC가 담당하게 됐다.
퀄컴이 하반기 모바일프로세서 신제품 생산을 TSMC에 맡긴 점을 두고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협력 관계를 사실상 중단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내년 출시되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프로세서 위탁생산도 TSMC의 4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퀄컴 수석부사장이 파운드리 다변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삼성전자도 계속 퀄컴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퀄컴이 내년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냅드래곤8 2세대+ 또는 신형 5G 통신반도체, 중저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퀄컴은 이날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와 TSMC 이외에 다른 파운드리업체에도 반도체 생산을 위탁하며 수급 다변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TSMC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지더라도 삼성전자가 퀄컴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놓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퀄컴 부사장은 5G통신 보급 확산에 따라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 전망을 두고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스마트폰 이외에 웨어러블기기 및 자동차,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기기에 쓰이는 모바일반도체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퀄컴의 모바일반도체 공급처가 확대되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에도 기회가 커지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퀄컴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하는 주요 파운드리 협력사로 자리잡기 위해 TSMC와 끊임없는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최신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신형 고성능 프로세서 위탁생산 단가가 더 높은 만큼 공정 기술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들의 거의 모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쓰이는 만큼 수요가 많아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량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 등 미국 고객사의 파운드리 수주 확대를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자해 새 파운드리공장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